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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보다 2012/01/12 02:12

억압사회 : 박정근 구속, 열혈초등학교 연재 중단,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의


1.

계속 진절머리가 났고 원래 이렇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한꺼번에 터지자 겉으로는 태연한 척해도 속으로는 짜증과 분노가 넘실거렸다. 트위터에서, 주변에서 개별적인 사건- 또는 전체적인 사건들에 대해 분노와 척결을 외치는 소리가 드높았지만 그 소리의 실체를 보는 순간 더 기분은 안 좋아지기만 할 따름이었다.

2,

사건의 싹은 예전부터 터올랐지만, 아무튼 그 결실은 2012년 1월 초순에 연이어 터져나왔다. 순서대로 정리해보자면- 이대영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권한대행이 작년 12월 말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서울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재의 결정을 내려 다시 의회에 조례를 돌려보내고, 만화가 귀귀의 웹툰 <열혈초등학교>의 연재처 <야후! 코리아>가 작가에게 일방적으로 작품의 연재 중단을 통보했고, 사회당 당원 박정근은 '재범행 가능성을 이유로' (링크) 검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받아들여져 이 글을 쓰는 1월 12일 새벽 현재 그는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었다.
얼핏보면 이 사건들은 각각 (학생/청소년) 인권, 작품의 표현 자유, 정치적 표현 자유라는 개별된 영역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 사건들이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는 점에서, 그리고 사건이 진행되는 양상을 보면서 개별적인 사건이지만 하나의 축으로 묶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내세워서, 개인과 단체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권리를 제약하는 차원에서 말이다.

개별 사건에 대해 사건을 일으킨 주역들의 말을 낱낱이 살펴보자. 서울시교육청의 재의요구안은 크게 ⓐ 상위법과 충돌 ⓑ 학생인권위원회, 학생인권옹호관 설치가 교육감의 인사권 및 정책결정권 제한 ⓒ 집회의 자유 등의 각종 학생인권 보장, 차별 금지 조항에 우려가 있어 재의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링크) 또한 지방자치법에서는 '월권, 법령에 위배되거나 공익을 해하는 것으로 보이는' 조례에 대해서 재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링크) <열혈초등학교>에는 어떤 식으로 대했나? 1면에 큼지막하게 글을 박아놓았던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한 전문가의 말을 빌려 '웹툰이 폭력을 합리화시켜 조장한다고' 강하게 정의를 내렸으며 (링크) 며칠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학교) 폭력에 대해 다룬 웹툰에 대한 중점 모니터링에 대한 보도자료의 내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 내용이다. (링크) 검찰은 박정근이 북한 관련 매체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고, 멘션을 RT한 것이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링크)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서울시교육청 / 조선일보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 검찰의 주장에 공통적으로 1) 자신들이 비판하는 대상은 하나같이 (정상적인) 사회에 문제가 되는 존재들이며 2) 안정적인 교육환경과 올바른 학생상, 건전한 학교, 국가 보안을 내세워서 이들을 차단하고 몰아내는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얼핏 듯기엔 좋은 말이다. 안정적이고 건전하고 보안이 튼튼하게 세워진 올바른 사회. 이들의 주장만 들으면 이들의 결정은 정의로운 사회를 지키기 위한 성스러운 행위로 보일 지경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들의 주장에서 벗어나 공격을 받은 대상들의 면모를 보자. 서울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 광주광역시에 이어 학교 내 청소년(=학생)의 인권을 위해 추진한 광역자치단체 내 조례이다. 귀귀의 <열혈초등학교>는 소위 '병맛 만화'의 일종으로 부조리하고 뭔가 말이 맞지 않는 상황을 구현함으로써 독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개그 만화이다. 사회당 당원 박정근은 그가 당원으로 있는 사회당은 계속 반조선로동당 노선을 견지해왔으며, 그는 트위터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RT하는 동시에 북한 체제, 그리고 지금의 한국 사회에 대해 풍자하고 조롱하는 작업을 계속 해왔었다. 이것들은 과연 사회를 망치고 어지럽히는 악의 축인가?  (그러고보니 마침 모아놓고 보니 딱 세 개다.) 난 정말로 궁금하다.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은 (재의요구안에서 든대로 폭력에서 자유롭고, 집회와 개성을 실현할 자유와 성적 지향, 임신/출산 등으로 차별받지 않은 권리가) 헌법의 조항을 준수하는 기본적이고 당연한 행위이다. 분명 <열혈초등학교>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낄 이가 있겠지만, 그 작품으로 인해 학생 사회가 폭력으로 물들었다는 말은 이명박이 한국을 망친 주범이라는 말처럼 순진하다. 박정근이 북한 관련 멘션을 RT- 배포해 국가 안보를 어지럽혔다는 소리는, 한국에 존재하는 북한 관련 서적과 프로그램들이 국가 안보를 어지럽힌다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이들이 악의 축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악의 축으로 모는 자들이 악의 축이라는 자리에 더욱 적합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그렇게 누군가를 악으로 취급하고 사회에서 내몰려고 하는가. 누군가가 말하는 것처럼, 이명박과 그 수하인들이 날이 갈수록 악재가 터지자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벌이는 수작인가? 분명 흥미로운 주장이지만, 이는 음모론에 불과하다. 과연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에는 국가가 학생/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해 온갖 헌신을 아끼지 않았으며, 작품들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탄압을 받지 않았으며, 사람들이 국가보안법에 의해 피해를 받지 않았는가? 여기에 맞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애석하게도 답은 아니다이다. 인권은- 특히 학생/청소년의 인권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침해받고 있으며, 청소년보호법과 이를 근간으로 세워진 청소년보호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심의 기관은 계속 운영되었으며, 국가보안법 역시 계속 유지되었다. 적용되는 양상은 조금씩 달랐지만 짧게는 15여년, 길게는 60 ~ 70여년간 국가의 억압기제는 계속 존속해왔었다. 인민의 권리와 자유는 사실, 한국에서 별로 보장받던 시절 자체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권리와 자유는 경제와 국가라는 이름 하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되었을 뿐.

3.

세 사건이 동시에 터졌다는 사실에 대해서 나는 그동안 계속 진행되었던 한국 사회의 억압이 매우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지표로 생각한다. 물론 6월 항쟁 등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공연윤리위원회 폐지 같은 사건 등을 통해 분명 진전한 점은 있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부분은 바뀌었는가. 단적으로 말해서 아직 근본은 바뀌지 않았으며, 서서히 많은 (그러나 아직은 적은) 사람들이 근본에 손을 대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태가 현재 한국의 정세라고 본다. 누군가가 원하는대로 정권이 바뀐다면, 집권세력이 소위 '진보적 민주주의'나 '개혁적인' 세력으로 바뀐다면 이 상황의 피상적인 흐름은 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물어보자. 정권이 바뀌고 집권세력이 바뀌면 근본도 변하는가? 김대중과 민주당,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집권을 염원했던 사람들 중에서는 분명 그렇게 원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원하는대로 그들은 집권하였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대로 뭔가 변한 듯이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변한 것은 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라고 물을지 모르겠다. 대안을 제시하라고 닥달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애석하게도, 딱 들어맞는 대안은 원래 있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있지 않다. 경기, 광주, 서울의 학생인권조례들은 땅 밑바닥까지 떨어진 학생/청소년 인권에 대해 조금이라도 보장받으려는 기반을 만드려는 시도이지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바꿀 수 있는 대안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한 가지 길이 있다면, 사회를 계속 지배하고 있는 억압적인 것에 맞서 저항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어디 결실이 공짜로 주어지던가. 우리가 칭송하는 일본, 미국 등의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황에 놓여있는 서브컬쳐와 유럽의 표현의 자유는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지지도, 위정자들이 선물로 준 것도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계속 정권과 편견에 맞서 싸워나간 결과이며, 그 싸움은 지금까지도 벌어지는 중이다. 어떤 조직에 들어가 같이 싸울 수도 있고, 아니면 글을 쓰거나 주변에 목소리를 전달하는 식으로 이 세상에 태클을 걸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억압인 만큼 이를 푸는 것 역시 결코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이 답이 쉬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다. 나는 이 졸문을 써 그 싸움에 조금이나마 동참한다. 계속 이 상황에 문제를 가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맞서고,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견고하게 기반이 쌓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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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비난 방식 - 사회당 덕후위원회를 놓고 벌어진 이글루스 논쟁에 대하여 ②

 

건들까 말까 고민했던 사회당 덕후위원회 논쟁, '오타쿠' 계층의 정치 참여에 대한 문제에서 부터 시작해서 이오공감 조작 논란 등 각종 떡밥들이 한데 섞이고 섞여서 한동안 이글루스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주제였습니다. 사실 원래 헬라 님이 썼던 글을 (대충) 보고 이오공감 관련 글을 쓸까도 생각했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쓰지 않고 있었는데, 상황은 다행히도 예상했던 것처럼 전개되는 군요. 서서히 소강 중인 주제, 이제 사건을 지켜본 (또는 방관했다고 해야 할까요.) 블로거의 눈으로 글을 써갑니다. 물론 무겁지는 않고 약간 가볍게.

지난 이야기들
① 떡밥의 전파
프리퀄 ② 뿌린대로 거두리라

 

헬라를 포함해서 몇몇 사람들이 사회당 덕후위원회와 위원장 stcat을 비난한 방식들은 어찌보면 디시인사이드에서 한 사람을 매장시키던 방식을 재현한 것이었다. 물론 말을 한 당사자의 논리적 모순을 논파하거나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한 근거를 찾아낸 것은 디시의 위력이었다. 그러나 이 위력이 사생활 정보를 퍼트리고,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는 요소로 쓰인 순간 엄청난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한다. 그나마 지금까지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은 그 당사자들이 일반인들도 손가락질을 할 만한 일을 저질렀었기 때문이었다.

 

멀리 가볼 필요도 없이, 가장 최근에 문제가 되었던 사건 하나를 살펴보자. 바로 '회손녀 고아라' 사건이다. 베이징 올림픽으로 들썩이던 작년 여름, 아쉽게도 유도의 왕기춘 선수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하던 '고아라' (연예인과 동명이인이다.)가 왕기춘 선수의 미니홈피 방명록에 은메달을 딴 것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고 디시 유저들이 그 글을 발견하면서 부터가 문제가 되었다. 고아라가 디시인들과 계속 포스팅으로 비난을 벌이면서 점차 '전투'는 난투극의 형식을 보이기 시작했다.

 

디시인들은 특유의 정보력 (?) 으로 고아라가 다니는 대학교 학과, 사는 곳, 남자 친구, 핸드폰 번호 같은 사생활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동사무소에 공익요원을 다니는 어떤 유저가 그녀의 사는 곳을 토대로 주민등록번호를 캐내면서 (!) 문제는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디시 유저 몇 명이 그녀가 사는 아파트로 직접 찾아가는 일까지 일어나고, 그것을 또 '아프리카'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 현재 이 사건은 고아라와 그녀의 친구들이 싸이월드를 탈퇴함으로써 일단락되었다.

 

분명 고아라의 행동은 메달만으로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 아주 저질적인 행동이다. 욕을 먹어도 반박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디시인들이 그녀에게 한 행동은 지적을 넘어선 비난과 사생활 침해였다. 과연 싸이월드 방명록에 올린 개념없는 글을 징벌하기 위해 한 사생활 공개와 개인 정보 공개가 합당한 행동이었을까? 오히려 익명성과 정보력을 이용한 '사이버 폭력' 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번 '이오공감 조작 의혹'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다. 예전의 사건 당사자들이 선악 관계가 명확하고, 다른 이들에게 욕을 먹을 만한 행동을 했었다면 이번의 사건 당사자인 사회당 덕후 위원회와 stcat은 좋다 나쁘다를 구별하기 힘든 존재였다. 쉽게 말해서, 일반인이었다. 이번에 그들을 공격한 이들이 전부 디시인사이드 출신은 아니겠지만, 디시에서 흔히 쓰던 방식으로 그들을 공격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은 무리수가 있었다.

 

첫 번째, 당위성이 부족했다. '고아라' 같은 이들이 일반인들도 혀를 찬 행동으로 '공격'에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이오공감 조작 의혹 사건'은 단지 의혹이 전부였다. 결과만 있을 뿐, 확실한 근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의혹'을 '사실'로 포장하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이들의 비판으로 포장은 무너지고 말았다.

 

두 번째, 그들이 공개한 사생활 정보는 사실 사건과 관계가 별로 없었다. 그들은 사회당 덕후위원회의 창립 관련 인물인 제엠의 본명, 과거의 행적, 요염한 문중과의 관계를 대면서 의혹을 사실로 입증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회에서도 말했듯이 그가 탈학교 청소년에다가 정치에 관심이 많고, 요염한 문중 (물론 그의 행적은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과 친하다는 사실이 어째서 조작의 했다는 명확한 근거가 되는가? 게다가 제엠은 사건 당시에 어느 정도 덕후위원회와 거리를 둔 상태였다. 연관 고리가 없는 두 개의 정보를 무리하게 걸려고 하다가 결국은 뜯어지고 말았다.

 

이글루스 유저들은 처음에 헬라 등의 말을 지지하는 쪽이 많았지만, 이러한 무리수가 속속 드러나면서 급격하게 헬라에 등을 돌리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처음에 의혹에 대한 확신을 보였던 헬라가 자신의 과거 행적과 실명, 주소 등이 공개되는 역풍을 맞게 되었다. 사생활 공개로 승기를 잡으려고 했던 그들이 오히려 반대로 그들이 했던 방식으로 몰락을 자초하게 된 꼴이었다. 어찌보면,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한 인과응보였다.

 

 

이번 '이오공감 조작 의혹 사건'과 '의혹 제기자들의 몰락'에서 우리는 무엇을 깨달았는가? 의혹을 무리하게 제기한 자들은 조중동의 프레임과 흡사한 행동을 보였다. 지나치게 음모론에 의존한 나머지, 심적 의심과 잡다한 정보를 공개하고서 '자, 이것이 사실이다!' 라고 주장했다. 조중동이 중장년층, 노년층을 타겟으로 노려 각종 문제 제기에도 노련하게 넘어갔지만, 이글루스는 20 - 30대의 청년층이 주 타겟이다. 당연히 그런 구닥다리 프레임에 넘어가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몰락시켰다.

 

하지만 그들이 자초한 몰락에 앞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그들이 몰락하는 직접적인 단초가 된 진영의 '헬라 사생활 정보 공개'는 과연 옳은 일이었는가? 헬라의 사생활 침해를 강조하며 자신들의 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하였지만, 결국 진영의 방식은 헬라 측과 같았다. 사생활과 그들의 치부를 공개함으로써 그들을 몰락시켰다. 비유를 하자면, 조중동이 쓰던 방식으로 조중동을 공격한 것이다. 이런 식의 승리는 단기적으로는 좋아 보일 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여지를 줄 뿐만 아니라 나아진 것이 결과적으로는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줄 뿐이다. 그들과는 다른 프레임에서, 다른 방식으로 공격을 해야한다. 만약 이런 식의 승리가 계속 된다면, 승기를 잡은 자들은 자신의 사생활이 언제 드러날지 전전긍긍하는 '불안 속의 승리'를 즐기게 될 것이다.

 

③에서는 우리가 진정으로 다루었어야 할 주제, '오타쿠의 정치화' 를 다루겠습니다.

 

1차 수정 : 루베트 님의 지적으로 '결과만 놓고 보자면 정당하다' -> 헬라의 사생활 침해를 강조하며 자신들의 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하였지만' 으로 수정합니다. 앞으로도 이상한 부분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2009년 5월 19일)

뿌린대로 거두리라 - 사회당 덕후위원회 관련 ②를 쓰기에 앞서

 

…최근에 이글루스에서 벌어진 사회당 덕후위원회 '이오공감 조작' 의혹 관련 논쟁, 원래 생각했던대로 그 ②편은 내일 또는 다음 주 월요일에 포스팅할 예정이다. 하지만, 헬라 님이 자신이 썻던 그대로의 방법으로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약간 글을 쓰기로 했다. 일명 '프리퀄'. ②를 어떻게 이글루스에서 stcat 을 비난했던 블로거들의 공격 방식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기에 상황에 맞추어서 지금 글을 씁니다. 일종의 보론이라고 해도 무방할거에요.

 

 

#1. 현재 활약하는 대부분의 뉴라이트는 사실 극좌파 출신 (주사파 - 주체사상파 - 사상을 가지신 분이 대다수이기는 하지만) 입니다. 그러니까 옛날에 자신이 그렇게도 미워한 대상의 모습으로 현재를 살고 있는 겁니다. 이들은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이렇게 사상을 전환하였다고는 하지만 이 분이 과거에 했던 행동과 지금 했던 행동을 볼 때 차이는 별로 없어 보여요. 지금이나 옛날이나 전부 극단적일 뿐,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노선의 차이라고 할까.

 

#2. 한국 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한국인 대부분이 이 사이트의 존재를 알고 있고 가장 크고, 가장 영향력이 센 만큼 한국 사회의 부작용도 대부분 껴안고 있습니다. 수시아 님의 찌질열전 시리즈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사이트에서 허세를 부리거나 그 정체가 드러나는 사람, 장난아니게 많습니다. DC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찌질이'들의 흔적을 폭로하거나 댓글을 집중 포화함으로서 결국 상대방을 굴복시킵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1과 #2가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겉보기에는 다른 사건이지만 실은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유사한 사건이거든요. #1이 떠오른 이유는… 뉴라이트 (구 극좌주사파분) 과 이번에 덕후위원회를 집중 타격한 사람들 모두 극단적이었습니다. 뉴라이트는 각 사상의 양극단에 있으면서 사실을 보지 않으려고 했고, 헬라 님과 같은 분들은 사실 관계도 밝혀지지 않은 의혹은 극단적으로 사실로 보면서 (심지어는 편견도 섞어가면서) 깍아내리기에 바빴습니다.

 

#2가 떠오른 이유는… 현재 DC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징벌 패턴'이 과연 온당한 행위인가. 실은 지금까지는 이런 '징벌 패턴'의 문제가 많이 오르내려지지 않은 이유는, 그 대상이 정말로 한심한 사람들, 한 번은 비판을 받아야할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개똥녀'도 지하철 예절을 지키지 않았었고, '회손녀' 사건도 단지 '은메달'을 땃다는 이유로 깠으니까요.) 그런데, 이 대상이 선악을 구분하기 모호한, 보통 사람들에게 돌려진다면?

 

이때는 '징벌 패턴'이 사회적 문제로 급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무리하게 위원장과 관계가 있는 인물이 부도덕적이라는 이유로 '조작'과 연계를 지으는 바람에 초반에는 인기를 끌었다가, 중반 이후로부터는 반대 의견이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종말은, 역풍.

 

결국 #1, #2 둘 다 극단적고 비이성적인 행동의 결과는 조롱과, 역풍일 뿐입니다. 냉철하게 상황을 쳐다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편견에만 휩싸여 제멋대로 '징벌'과 '처단'을 하려고 했다가 자신도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덧붙여 - 이글루스나 DC를 포함한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하고 싶은 말인데, 까는 것은 좋은데 책임은 결국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으라고 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회손녀 사건' 등에서 보였던 (사실 인과는 다 날아간) 무차별적 공격, 인격 침해성 글로 완성되는 '처단'은 커뮤니티 사이트 자체의 질을 떨어트릴 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정말 '뿌린대로 거두리라' 입니다. 자신이 사생활로 깐 것을, 자신이 당하는 것. 인과율이란 그래서 무섭다는 걸까요.

일상과 잡담 2009/05/16 15:07

떡밥과, 문자와, 잡담과, 기사!

1. 이번 사회당 덕후위원회 논쟁은 뜻하지 않게 기사를 쓸 거리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벌써 기사 주제를 2개나 건졌으니까. 하나는 개똥녀 사건, 회손녀 사건 등등의 DC의 밀착 수사식 몰아붙이기가 과연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어떠한가. 두 번째는 일부 블로거들이 '제엠의 자발적인 학교 중퇴'와 '학생 인권 운동' 에 대한 것을 깠었는데 이걸 가지고 한국 사회의 탈학교 청소년 / 학생 인권 운동에 대한 인식을 쓸 것이다.

 

참 고맙다, 사회당, 그리고 수시아 님과 헬라 님과 stcat님 (?)

 

2. 현재 인터넷뉴스 바이러스에서 중점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재호가 나에게 문자를 보내왔다. 그런데 내용이 '강남촛불 토론회'…? 어쩌다 잘못 보낸 모양이지만 나는 강남에 살지도 않고, 지금 가봤자 시간이 늦었을 뿐이고. 흑.

 

3. 문화다양성선언 1주년 기사를 아직도 못 쓰고 앉아있다. 끄악- 이건 월요일 메인으로 변경.

 

4. 이번 덕후위원회 사건을 보면서 - 떡밥을 건들 때는

 

 빨리 건든다 -> 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으나 사건의 추이에 따라 변하는 글을 올려야 함.

 살펴보고 건든다 -> 특종 면에서는 효용이 없으나 분석 기사에서는 효용가치 큼.

 

나는 아무래도, 후자인 것 같다.

떡밥의 전파 - 사회당 덕후위원회을 놓고 벌어진 이글루스 논쟁에 대하여 ①

 

건들까 말까 고민했던 사회당 덕후위원회 논쟁, '오타쿠' 계층의 정치 참여에 대한 문제에서 부터 시작해서 이오공감 조작 논란 등 각종 떡밥들이 한데 섞이고 섞여서 한동안 이글루스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주제였습니다. 사실 원래 헬라 님이 썼던 글을 (대충) 보고 이오공감 관련 글을 쓸까도 생각했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쓰지 않고 있었는데, 상황은 다행히도 예상했던 것처럼 전개되는 군요. 서서히 소강 중인 주제, 이제 사건을 지켜본 (또는 방관했다고 해야 할까요.) 블로거의 눈으로 글을 써갑니다. 물론 무겁지는 않고 약간 가볍게.


 

사회당은 한국의 진보 정당 중의 하나입니다. 다만 진보 정당 3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그리고 사회당) 중에서 인지도나 당원수, 영향력이 가장 부족한 정당이고 전신인 청년진보당이 창당된 이후 아직까지 어떤 선거에서도 당선된 적이 없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다음으로 이름을 많이 변경한 정당이기도 합니다.

 

이글루스에서 사회 관련글에서나 간간히 등장하던 사회당은 사회당 당원 stcat 님이 사회당에 덕후위원회를 창립을 한 이후로 (더 정확히 말하자면, 『위클리경향』의 인터넷의 동향을 살펴보는 코너 '언더그라운드 넷'에 창당 관련 기사가 실린 이후 부터) 급속도로 이글루스 블로그의 포스팅에 오르게 됩니다. 이 때 처음 제기되었던 문제는 '덕후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해서 였어요.

 

주로 제기되었던 주장은

 

 1) 일본에서도 '오타쿠'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가 않은데 그에 대한 정의 설정 논의가 더 부족한 한국에서 '오타쿠'를 대상으로 한 정치 집단이 성공할 것인가?

 2) 진보 정당 중 가장 인지도가 부족한 사회당이 인기를 포섭하려고 한 '포퓰리즘'성 집단이 아닌가?

 3) 아니, 그보다 '오타쿠'를 정치에 포섭하는 것이 정당한 건가?

 4) 기타 : stcat의 경력용 위원회이다… 전 그냥 관심없습니다 등등.

 

주장에 대한 stcat의 논박이나 진행되었던 논쟁,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점에 대해서는 ②나 ③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은, 지금 이 시리즈는 아무런 기획도 없이 쓰여지고 있습니다. 키보드에 손가는대로 휘리릭-) 어쨌든간, 초반에 제기되었던 문제는 '오타쿠를 대상으로 한 정치 집단'의 효용성이나 필요성에 관해서 전개되었습니다. 어떤 주제나 찬성과 반대 의견이 맞서지만, 제 기억 상으로는 반대 쪽 의견이 더욱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시아 님의 사회당 덕후위원회 관련 글 (찬성, 반대 모두 포함해서) 에 대한 이오공감 조작 의혹에 대한 글이 올라왔고, 나이스한 타이밍으로 헬라 님의 덕후위원회에 대한 개인적 소감과 관련 인물 Z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서 초반에 제기되었던 덕후위원회의 효용성에 대한 문제에서 갑작스럽게 덕후위원회의 위원장 stcat과 사회당 자체에 대한 도덕성 논쟁으로 바뀝니다.

 

수시아 님이 올린 의혹에 대한 글은 단순 의혹에 그쳤으니까 넘어간다고 치더라도, 솔직히 헬라 님의 글은 편견에 사로잡혀 공정하다고는 보기 힘든 글이었습니다. Z (제엠) 에 대한 평이 좋지 않다고 치더라도, 지금은 덕후위원회와 별 관련이 없는 인물에 대한 행적을 남겨가면서 덕후위원회에 대한 의도적 (혹은 아니었다고는 치더라도) 으로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할까요.

 

하여튼 이 두 개의 글이 싱크로 효과를 거치면서 (…) 짧기는 하지만 한동안 이글루스의 분위기는 '이오공감을 조작한 - 엄밀히 말하자면 의혹만 제기되었지 확실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 사회당과 stcat'에 대한 성토장과 같은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몇몇 침착하고 차분하게 분위기를 살피거나 아니면은 저처럼 분위기를 관망한 블로거 귀찮았던 거겠지  들을 제외하고는 성토 떡밥을 물게 됩니다.

 

어쩌다 많은 이글루스 블로거들이 확인되지도 않은 떡밥을 물게 되었을까요. 먼저, 원래부터 덕후위원회 (또는 사회당 자체에 대해) 에 안 좋은 인상을 가지던 사람들이 은근히 이 떡밥을 많이 건드렸습니다. 평소에 안 좋게 보고 있었는데 마침 도덕성 관련 의혹이 터져 나오네, 이게 웬 떡이냐! 사실 별로 의혹의 사실성에는 상관없고, 단지 까는 것에 쾌감을 느낀 케이스라고 봅니다.

 

두 번째, 제엠 + 요염한 문중에 대해서 안 좋은 인상을 가지던 사람들도 이 떡밥을 건드렸습니다. 요염한 문중은 네이버 블로거로써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 (거의 확실 수준으로 가고 있지만 명확한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에 일단 의혹으로 표기합니다)' 사건으로 이글루스에서는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 인물이 덕후위원회와는 무슨 상관이 있었느냐? stcat과 같은 당원이고 약간 덕후위원회의 창설에 관여했던 제엠이 요염한 문중과 절친한 친구였습니다. 끝. 그거 말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구도가

 

'요염한 문중은 나쁘다 -> 절친한 친구인 제엠도 나쁘다 -> 그러니까 이오공감 조작은 사실이다 ???'

 

이렇게 요상한 구도로 전개되었습니다. 단지 제엠이 요염한 문중의 절친한 친구이고, 제엠이 덕후위원회에 관여했다는 것 때문에. 사실 제엠도 병크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이미 덕후위원회에는 손을 뗀 상태, 하지만 일부 블로거는 '미움'을 바탕으로 덕후위원회 떡밥을 건드렸습니다. (좀 재미있는 것은 제엠이 자발적으로 학교를 중퇴하고, 학생 인권 운동에 참여한 것도 까더군요. 이 참에 탈학교 청소년도 까지 그러십니까? -> 이거 관련해서는 기사를 쓸 예정입니다.)

 

세 번째, 이 쪽은 약간 온건하게 적의감이 없이 이오공감 조작 사건에 접근한 사람들입니다. 즉, 편견이나 허상이 없이 이오공감 조작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이곳은 특별한 병크나 이상한 포스팅을 하지 않았기에 많은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결국 이러한 화학적 작용은 한 동안 이글루스를 뜨겁게 달구었고, 결국 제엠의 해명성 글헬라의 사과성(으로 보이는) 글로 일단 마무리됩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사건에 접근한 사람들의 행보는요? 대부분 댓글의 집중 포화를 받고 사과를 짓거나, 계속 버티고 있거나, 아니면 그냥 가만히 있거나 등등 입니다.

 

결론은 하나에요. 세상에는 떡밥이 무수히 많습니다. 어떤 떡밥은 매우 화려하고 맛있게 생겨서 건드리고 싶은 생각이 있죠. 하지만 떡밥은 건들기 전에 한 번 좀 생각을 해봅시다. 내가 과연 이 떡밥에 대해서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 실은, 떡밥의 대부분은 편견에 기초해서 일어납니다. - 그리고, 이 떡밥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는 있는가? 이 정도만 확인하고 건드릴 여부를 판단해도 이런 집단 난투극은 일어나지 않겠죠. 명심하세요. 떡밥은 화려하나, 건드린 다음의 책임은 전부 자신에게 돌아갑니다.

 

②에서는 사회당 덕후위원회가 공격을 받은 과정에 대해서 서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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