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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보다 2012/02/28 22:46

<동아일보>의 <학생인권조례 사실상 효력 잃었다… 학교장 자율로 학칙 제정>에 대해

아수나로에 올린 글을 일부 편집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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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인권조례 사실상 효력 잃었다… 학교장 자율로 학칙 제정, 동아일보, 남윤서 기자, 2012년 2월 28일

제가 오늘 아침 이번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맨 먼저 올라온 이 기사를 보고 화들짝 놀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RT가 50번이 훌쩍 넘었고, 제 주위의 타임라인이 모두 여기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지더군요. 기분이 무척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건 오독이었습니다. 또한 동아일보에서 이번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학생인권조례 무력화라는 판단은 매우 잘못된 판단입니다. (저도 섵불리 여기에 동의했고요.) 분명 영향이 가는 부분이 있지만, 무력화 수준까지 갈 정도는 아니죠.

이번 일부개정안에서 문제가 된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8조(학교 규칙) ① 학교의 장(학교를 설립하는 경우에는 그 학교를 설립하려는 자를 말한다)은 법령의 범위에서 학교 규칙(이하 “학칙”이라 한다)을 제정 또는 개정할 수 있다.
원래 이 조항은 '범위에서' 뒤부분이 '지도·감독기관(국립학교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공·사립학교인 경우에는 교육감을 말한다. 이하 "관할청"이라 한다)의 인가를 받아 학교규칙(이하 "학칙"이라 한다)을 제정할 수 있다.' 였습니다. 학칙 제, 개정에 있어 관리기관의 인가 과정이 사라지면서 학교장의 권한은 어느 정도 상승하게 되었죠. 그런데 중요한 부분은 '법령의 범위에서'입니다. 동아일보는 조례를 '법령'에서 제외하고 해석을 하였고, 따라서 '조례를 무시해서 교장이 마음대로 교칙을 제, 개정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조례가 법령의 범위에 안 들어가냐면, 법률 해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체적인 경우 들어간다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왜냐하면

-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저을 제정할 수 있다. (헌법 117조)
-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있다. (지방자치법 22조)
- 교육감은 법령 또는 조례의 범위안에서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에 관하여 교육규칙을 제정할 수있다. (지방교육자치법 25조)

이런 조항들이 있거든요. 따라서 대체적으로 이번 일부개정안에서 명시한 '법령'에 학생인권조례를 포함한 조례는 속합니다.

물론 이번 개정으로 인해서 지금까지 학생인권조례에서 명시한 학칙 제, 개정에 있어 학생의 참여를 명시한 부분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게 늘어났긴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조례의 힘이 살아있다는 점입니다. 학교장은 일부개정안이 발효된 이후에도 학생인권조례를 무시한 교칙을 시행할 수 없고, 아수나로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문제를 제기하고 싸울 수 있는 것이죠. 공현의 말을 빌리자면, 어쩌면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소위 '진보 교육감'이라 부르는 사람이 계속 교육감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고, 만약 지금처럼 계속 갔다가는 이상한 막장 교육감이 집권해서 인권을 살린 교칙을 인가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밖에 나가는 길에 잠시 기사를 보고와서 충분한 검토, 확인 절차 없이 트위터에 올려서 판단을 혼란스럽게 해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싸우고, 활동해야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급적이면 이 글을 많이 퍼트려, 괜스런 분노보다는 계속 싸우고 있는 아수나로를 포함한 청소년, 청소년 인권 활동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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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보다 2011/12/13 12:56

[성명] 서울학생인권조례는 빠른 시일 내에 통과되어야 합니다.

공현 님께서 트위터로 '글 쓰셨나요?'라고 멘션을 보내는 바람에 결국 요청때문에 글을 쓴 것으로 비춰졌을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별 상관은 없는 거겠죠. (어허)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힘겨웠던 주민발의를 거쳐 겨우 서울시의회에 안건이 올라왔고, 곧 통과될 줄 알았는데 예상했던 대로 교총을 위시한 각종 보수단체에서 부결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고 (링크) 이외에도 원래부터 학생/청소년 인권에 별 관심이 없었던 언론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학생들이 인권만 지나치게 강조되고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부여되는 각종 자유는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국민일보) '학생들은 이미 교실을 무법천지로 만들었으니 퇴학을 시켜서라도 교권을 확립해야 한다.' (중앙일보) '학생인권조례가 학교붕괴를 가속화시킨다.' (동아일보) 등등의 사설, 기고를 게재하고 있죠. 글쎄, 이러한 말들에 대해서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정도는 묻고 싶습니다. 지금도 학생/청소년들이 학교와 집안에서 개같이 맞고 인권이 제약되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는데 왜 학교와 집안이 붕괴되고 있는 것일까요?

아무튼 이 글은 몇 분전 서울특별시의회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링크) 예정대로 의회 일정이 진행된다면 12월 19일에 서울시의회에서 서울학생인권조례의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는 군요. 아무런 수정 없이 통과되어 서울에서도 학생인권조례의, 경기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조례의 맛을 느꼈으면 합니다. 물론 성명에 쓴대로,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조항으로써 규정된 권리는 권리를 뒤집어 엎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큰 방어벽이 되겠죠. 또한 더 나아가서,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쓰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짧더라도, 마음을 전달하는 글이 서울시의회의 자유게시판에 올라간다면 혹시 몰라요. 의원들이 무수한 찬성 의견을 보고 깜짝 놀라 어물쩡 넘어가려는 생각을 접게 될지. 시간을 조금만 내셔서 서울특별시의회 자유게시판에 찬성하는 글을 올려주세요. 아무쪼록, 잘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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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인터넷에서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정되어 통과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많은 시간 동안 참여하지 못했지만 추운 겨울 내내 한 장이라도 서명을 더 받기 위해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던 기억이 문득 생각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왜 따뜻한 방구석에 있지 않고 한기를 견디면서 서명을 받아야 했을까요? 한국에서 모두가 존중받아야 할 기본권이 학생, 청소년에게 적용받지 못하는 현실을 하루 빨리 바꾸고 싶어서 였을 것입니다. 물론 경기도와 같이 교육감이 '친히' 조례를 시행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기다리지 않고 성공하기 쉽지 않은 주민발의라는 길을 택한 것은, 학생/청소년 인권을 생각하는 서울시민들이 최소한 1%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조례과 통과된 이후에도 이 1%의 사람들을 위하여 냉철하게 조례를 집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을 것입니다.


저는 만 21세의 성인입니다. 이미 청소년이라 불리기에 한참 지난 나이이며, 현재 서울에 소재하는 한 대학을 다니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서울시에서 빨리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기를 염원하는 것은, 제가 청소년 시기에 겪었던 많은 차별과 인권 침해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고 지금 서울시, 나아가 한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더이상 인권 침해를 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청소년이 어떤 위치에 속하시는지는 이미 청소년 시기를 겪은 서울시의회의 의원 여러분과 이 글을 읽을 청소년, 어른 모두가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명문 대학 입학과 '보호'라는 이름의 압박 속에 자유와 권리가 제약되면서, 정작 자신들과 관계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교육감/교육위윈/기타 국회의원, 지역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없는 그런 위치에 서있는 것이 바로 한국의 청소년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선 계속 학생/청소년 인권을 증진시키고 침해하는 것들에 대해서 하루 빨리 철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UN에서 권고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미적미적거리면서 학생/청소년 인권에 대한 법을 제정하기는 커녕 집요할 정도로 보호에만 치중해왔던 것이 한국의 학생/청소년 인권의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 년 전 경기도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습니다. 교육청에서 주도한 조례이고, 처음 제정되는 학생인권조례인 관계로 미흡한 부분도 많고 삭제된 부분도 많지만 이 조례가 통과되면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학생/청소년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명문화된 조항으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뒤이어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가 시작되었고, 얼마 전에는 광주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받거나, 통과하려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죠. 당장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된다고 해서 일선 학교현장에서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인권침해가 근절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린애들은 맞아야 정신을 차리고, 올바른 길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이유로 눈과 귀와 손과 발을 에워 싸는 지금의 현실은 아마도 몇 십년 동안 청소년과 친권자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있어야만 해소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례를 원하는 사실은 대체 무엇이겠습니까? 자신들의 권리가, 자신들의 인권이 어떠한 조항에 의해 공식적으로 보장을 받고 있음을, 그리고 조항에 그치지 않고 결국 자신들의 숨막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학생/청소년 인권의 흐름이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기 위해, 저는 서울시의회가 빠른 시일 내에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통과, 그것도 무수정으로 통과할 것을 요구합니다. 전에 보았던 기사에선 일부 단체가 서울 학생인권조례 안의 성적 지향 보장에 대해 "동성애가 확산될 것이라"며 격렬하게 반대한다며, 이외에도 문제시 되는 부분을 삭제해서 통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실려있었습니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요구입니다. 언제부터 권리와 인권이 보기 싫다는 이유로, 어렵다는 이유로 보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것이었습니까? 이 땅에 사는 모두는 성별, 나이, 학력, 직업, 계급, 계층, 주거지, 외모, 종교, 사상, 성적 지향의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그것은 학생/청소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빠른 시일내에 조례가 통과되어, 조금이나마 서울에 사는, 나아가 한국에 사는 학생/청소년에게 드디어 이 땅에서도 자신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싹이 피어났다는, 그런 희망이 소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만약 이러한 염원을 무시한다면, 학생/청소년- 그리고 그들의 권리 보장을 희망했던 저를 포함한 모든 이가 결코 그 사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사실을 염두하고서 한 광역자치단체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표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데 앞장서는 역할을 맡은 의원으로써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잘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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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보다 2009/08/27 01:23

그러니까, 노는 애들의 인권은 없다?

 

광주 S여고의 인권 침해에 대한 기사에서 본 댓글이다. S여고에 재학 중인 학생이 쓴 댓글로 보이는데, 내용을 대충 요약하자면 학생 대부분이 담배도 피우고 친구 MP3를 도둑질 하는 속칭 '노는 애' 들이며 기사에 언급한 각종 인권 침해는 이런 '노는 애' 들에게만 한정된 문제이므로 S여고는 무척이나 좋은 학교라는 것이다.

 

참고로 기사에서는 광주 S여고에 대한 지역 사회와 교직원들의 편견, 심지어 교직원들의 성희롱이 벌어지는 광범위한 학생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분명 이 학생의 말대로 S여고의 대부분 학생들은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는 아이들이고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인권 침해가 정당화된다면 모든 범죄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도 정당화될 것이다. 얼핏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범죄자들 100%가 전부 진범이 아니라는 점과 어쩔 수 없이 범죄에 빠져든 계기 등을 고려해 보면 이것은 매우 무서운 주장이다.

 

자기는 착하니 다른 '노는 애'들은 인권 침해를 해도 괜찮다는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내 또래(혹은 그 보다 어린) 학생의 의견을 보면서 이런 상상을 해본다. 몇 십년이 흘러 우리 세대가 사회 주도층이 되도 사회는 별로 변해있을 것 같지 않다고. 잔혹하고 무기력한 상상이지만 이런 말을 한 점 부끄럼없이 댓글에 써갈기는 학생을 보면, 그 상상이 진짜로 실현될 것 같아서 두렵다. 정말 두렵다.

청소년을 보다 2009/07/07 02:15

청소년을 위한 상큼한 웹 라디오가 떳다! 모난라디오

 

아빠 말을 들어보면, 옛날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참 많았다고 한다. 지금도 장수 중인 MBC 표준FM의 「별이 빛나는 밤에」같은 라디오 프로는 해외의 팝을 소개하는 동시에, 청소년의 고민을 잘 받아주는 방송이었다. 즉,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진 방송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프로그램의 상황은 어떠한가?

 

상업화를 굳이 말리고 싶지는 않지만, 지나친 상업화와 너무 많은 아이돌 가수의 등장은 이런 류의 프로그램이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에서 10대 취향의 가수 등장 프로그램으로 변모되고 말았다. 그 덕분에 청소년의 고민, 취향에 대한 방송은 쬐끔, 가수들의 토크쇼는 많이 ― 주객전도가 일어났다. EBS가 현재 인디 뮤지션 한희정이 진행하는 「아름다운 밤 우리들의 라디오」 (아우라) 로 청소년의 시선에 맞춰진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나, 인디 음악이 많이 나오는 것 외에는 메리트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나의 가슴을 속시원하게 풀어줄 웹 라디오를 발견했으니, 이름하야 모난라디오이다. 모난라디오는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고 배포하는 웹 라디오이다. 시간 상, 기술 상의 제약이 있는 만큼 방송사들의 라디오보다는 음질은 떨어진다. 하지만, 음질이 떨어지는 기술적 한계를 모난라디오는 진솔하면서도, 날카로운 내용으로 전달한다.

 

단순한 고민 전달에서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청소년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TV를 깐다거나, MB 정부아래 퇴행하고 있는 사회 정의와 사람들의 청소년에 대한 편견에 어퍼컷을 날린다. 그만큼 방송에는 자유로움과 풋풋함이 넘쳐난다. 아빠가 친구에게서 빌린 휴대용 라디오 수신기로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었을 때의 느낌이 그런 것이 아닐까. 다만 라디오 수신기는 컴퓨터가 되고, 프로 DJ의 진행대신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진행하지만, 생동감은 이 쪽이 더 좋은 것 같다. 노래도 인디 음악부터 요새 유행하는 음악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앞서 말했듯이 모난라디오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매주 배포되지 못하고, 월 수 금. 한 주에 세 번밖에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어떠랴. 많은 청소년들이 이 웹 라디오를 한 번이라도 듣고서 세상에 유쾌하게 저항할 수 있는 날을 꿈꾼다. 최소한 나보다는 좀 빨리 만나서 이 기분을 느꼈으면 한다. 소영, 엠건, 쩡열, 난다, 또연. 당신들의 최고다!

 

▶ 모난라디오 누리집 : http://www.monanradio.net 매주 월, 수, 금 배포 중! 참고로 내가 즐겨듣는 프로그램은 수요일, 쩡열이 진행하는 「제발 너나 걱정하세요」와 또연의 「미심쩍은 언니의 위험한 상담소」. 비록 진행이 미숙하고 음질이 다소 안 좋을 때가 있더라도, 내용은 최고이다.

 

+ 앤드 플러스, 앞으로 사이드바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난라디오를 쉽게 들을수 있도록 팟캐스트 위젯과 배너를 달기로 했다. (배너는 좀 늦게 달기로 했다. 수정이 필요해!) 홈페이지에 가는 것이 귀찮다면 제 블로그에 와서 방문자수 늘리는 수작 모난라디오 많이들 들으시길, 하하.

청소년을 보다 2009/07/06 22:32

청소년은 하얀 백지가 아니다 - 청소년의 정치 활동에 대하여

 

▶ 촛불학생, "학교와의 싸움, 이제부터 시작"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09년 7월 6일, 신철훈 기자

 

▶ 문화를 죽이는 심의, 이제 그만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09년 3월 24일, 졸고

 

▶ 청소년시국선언문에 대한 공현 개인의 정리 겸 비평 - 창틀에 걸린 꿈들, 2009년 6월 16일, 공현

 

 

작년 시청 광장에서 열린 촛불 시위에 처음 나가서 겪은 일이었다. 정기적으로 지역 촛불 시위에 참여를 했었지만, 수도권 최남단 지역인 평택에 거주하는 나로써는 서울 지역의 시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서 간 것이었다. 게다가, 아프리카나 진보신당 칼라 TV로 보는 작은 화면이 어찌나 감질나던지. 안 가고는 미칠 것만 같았다.

 

시청에 사람들은 정말 많이 모였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군집한 일련의 사람들. 그 속에 앉아서 한창 자유 발언을 듣고 있었는데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애가 여기는 왠일이니. 어린게 벌써부터 정치 맛을 좀 알아 가지고, 공부나 열심히 할 것이지. 나를 향해서 말을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류의 소리가 들려왔다.

 

솔직히 말해서, 불쾌했다. 청소년들은 '공부만 하는 존재'로만 여겨지는 것이 기분이 나빴다. 촛불 시위에 참석한 청소년들을 언론에서는 '촛불소녀'로 치켜세웠지만, 한편으로는 그 속에서도 약간의 편견어린 시선은 존재했다. 어린 것이 대단하구나, 또는 어린 게 여기서 왜 설치고 다니느냐. 게다가 어쩌다가 '진보신당 예비당원 (당비를 못 내서 당시까지만 해도 정식 당원이 아니었다)' 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만 대부분 고등학생이 벌써 정치에 참여하려고 하느냐, 또는 꿈이 정치인이냐는 반응이 돌아왔다.

 

정치인이 되고 싶은 사람만 당원을 하라는 법을 말하기 이전에, 사실 한국 사회에서는 청소년이 정치적 발언을 내뱉거나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경기를 일으키는 일이 잦다. 청소년 보호법이 법적으로 청소년의 성적 취향이나 조금만 폭력적인 취향을 가미해도 철퇴를 가한다면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폭력성으로 걸리는 일은 줄었다. 대신 선정성 / 잔학성이 늘어났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 / 활동에는 심리적으로 제약이 걸려 있다. 청소년에 대해서 '공부를 잘 하면서', '사회의 찌든 때 따위는 전혀 모르는' 새하얀 백지같은 존재를 원한다. 몇 년전에 한창 청소년 선거권 부여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전형적으로 나온 주장은 두 가지였다. 청소년이 정치를 알아서 뭐 하느냐, 또는 청소년이 정치에 대해서 뭘 아느냐.

 

내가 '청소년 정치 참여 경기증'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단 정치에 참여를 할 기회를 주거나 발언의 자유를 주지도 않으면서 뭘 아느냐고 반문하는 자체가 웃긴 일이고, 어렸을 때부터 정치를 경혐해야지 성인이 되어서 그 경험을 살려 잘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어른들보다 정치인들의 입발린 소리에 잘 휘둘린다는 소리가 있는데, 그러니까 청소년 때부터 휘둘리지 않게 하는 교육을 하고,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청소년 때 정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채 보내다가, 갑자기 대학생이 되자 선거를 하라고 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데 뭘 어쩌란 말인가? 정치는 성인이 되어서 갑자기 깨우치는 것이 아니다. 계속 경험을 해야지 시간이 지날수록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교과서로 불리는 것 처럼 말이다.

 

시민들이 선거 외에도 정치적 활동을 활발히 하고,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게 하려면 (선진국이 될 수록 선거에 불참하는 것을 자연스럽다고 하는데, ① 오히려 주는 대신에 다른 정치 활동의 원숙도가 증가하고 ② 오히려 더 활발한 정치 활동을 하는 선진국도 많다.) 친근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제공되어야 한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고, 오히려 장려하는 문화가 육성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전에 썼던 글에서도 밝혔지만 Curtis 님의 정당 의인화같은 시도는 정치를 모독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신선함을 주는 시도이다. 청소년에게 정치권을 부여하는 것도 정치를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라, 참신함을 주고 활기찬 분위기를 불어넣는 일이다.

 

자, 그런데 지금 우리 주위는 어떠한가? 문화 쪽에서 청소년의 권리는 이미 '보호'라는 미명아래 존중받지 못한지 오래이고, 정치 쪽도 안 좋았던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송곡고에서는 학생회장으로 출마하려던 학생이 촛불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출마를 제지당했다. 학생회가 한국에서 갖는 의미가 크지 않다고 하지만, 정치 활동을 이유로 거부당했다는 것은 무척이나 상징적인 뜻을 가진다. 이미 각 대학의 총학생회장의 온갖 트집을 잡혀 대공분실로 끌려가는 가운데, 청소년들의 정치 행동은 계속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두려움과 편견의 소산이다.

 

(2009년 7월 6일 오후 11시 41분 수정  - 공현 씨의 지적)

청소년을 보다 2009/05/12 22:54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 ㅋㅋ - 최초의 청소년 인권을 전문적으로 다룬 책!

나름 멋지게 찍어본 '머리에 피도…' 의 스탠드컷.

 

드디어 나왔다. 청소년 인권 단체 중에서는 가장 활발할 것으로 생각되는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가 인권에 대한 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아니, 예전부터 학생 인권에 대한 시선이 있었고 인권에 대한 책도 수도 없이 많은 데 왜 이리 호들갑이냐고, 물으신다면, 이 책은 최초의 청소년 인권 침해 실태와 해결 방안을 체계적으로 담아낸, 앤드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학생 인권이 침해받고 있어요-' 가 아니라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인권 침해 실태 상황을 다루려고 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야간 자율학습으로 한 번, 사교육 크리로 또 한 번 어퍼컷을 받은 적이 대부분 있지 않은가. 거기에 다가 왜이리 학주 - 지금은 학생부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지만, 어차피 하는 일은 그대로 - 는 머리 스타일과 복장에 관심이 많던지.

 

어디 그 뿐인가. 요즘 학생들의 반필수품이 된 핸드폰 규제에,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항상 최저임금 어기고 쥐꼬리만하게 주는 알바비를 언급한 대목을 보는 순간, 지금 청소년이거나 청소년이었던 사람들 모두 공감할 내용들이 가득하다. 이 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의 문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적으로 여기는 청소년 보호법의 실체, 탈학교 청소년들의 고충, 단지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편견이 담긴 시선을 받는 게이 & 레즈비언 청소년들이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다.

 

그런데… 각종 인터넷 도서 판매 사이트의 서평을 살펴보니 불편하거나, 좀 더 나아가서는 짜증날 정도로 이 책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같다. 이들의 불평을 정리하자면 1. 너희 너무 급진적이야. 2. 어른되면 다 알게 되어 있어! 이 정도인데, 저기 여러분.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두발 규제가 있더랍니까? 입시 위주의 교육이 있더랍니까? (아, 그건 몇몇 나라에는 있더라.) 그런 나라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말을 하지 마시죠. 이건 상황을 고려하던 안 하던 인권을 침해하는 제도입니다. 이런 제도에 순응하게 만드는 한국의 우민화 교육 만세.

 

다시 책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이 책은 주로 인권 침해를 고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고 고발에서 그치느냐? 그것은 아니다. 헌법에서 조항을 인용하는 등 나름대로 체계적인 논리를 이루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비록 몇몇 군데 거친 곳이 보이지만 청소년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한 발 더 나아가서 사회 구조를 변혁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결론은 청소년을 포함해서,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거나, 아니면 그냥 두발 자유가 짜증나는 - 단지 인권이 뭔지는 잘 모르는 - 사람들 등 누구나 읽어도 좋은, 킹왕짱스러운 책이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약간 아쉬운 곳이 포착되기는 하지만 그 점이 책의 좋은 요소를 모조리 덮을 만큼 큰 문제가 아니니 그냥 넘어간다. 첫 시도였으니 그로 인한 가산점도 포함을 해줘야지.

 

그러니까- 이 책을 통해서 단지 불평만 하는 단계를 넘어가,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깨닫고 마침내는 잘못된 사회 구조를 타파하는 청소년 (또는 시민) 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램.

 

추신 1. 이 책의 공저자 중 한 명은 저하고 같은 신문사에서 사진 전문 기자 직을 하고 있습니다.

 

추신 2. 원래 신문 서평을 이렇게 올리려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이건 정말 블로그스러운 글 (?) 이더라. 그래서, 같은 책을 가지고 두 번 글을 쓰는 상황 발생 OTL. 신문에 올라온 서평은 이번 주말 아니면 다음 주중으로 올라올 예정. 기다리기 싫다면, 그냥 홈페이지에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