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빙보다 자막이 나은가 (추가판) (…흑역사)
[2010년 7월 7일 덧달음 : 먼저, 댓글로 세부적인 문제를 제기한 스프랏슈 님 (http://blog.naver.com/eunjaman) 에게 감사의 말과 함께 죄송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통계의 이상한 해석 및 과도한 추측이 들어간 글입니다. 조만간 (…적어도 일 주일 이내) 칼럼식으로 이 기사에 대한 수정 · 보완하는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2010년 2월 16일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에 실은 기사. 댓글란에 자막이 최고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특별히 직접 뽑아서 만든 (KOBIS의 시스템 자체는 훌륭하나, 정작 장르별 데이터를 분류하기가 어려웠다.) 엑셀 파일과 함께 추가 · 보완 설명을 말미에 덧붙인다.
최근 모 영화잡지에 실린 「원피스 극장판 : 스트롱 월드」에 대한 리뷰를 보았다. (추가 - 『씨네21』리뷰였다.) 어떤 식으로리뷰했는지 꼼꼼하게 보고 있는데 말미에 신경쓰이는 문장이 있었다. '자막판이 아니라 실망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완벽한 더빙이라 할 수는 없지만 (중략) 더빙판도 나쁘지만은 않다.' 필자의 더빙판에 대한 선호 여부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이 짧은 문장에서 더빙에 대한 일부 매니아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리뷰는 그나마 약하게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투니버스, 챔프 등의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에서 신작을 방송할 때, 또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개봉할 때 더빙으로 선보인다고 발표하는 순간 매니아들의 항의가 게시판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더빙이 원작의 색채를 어지럽힌다거나, 한국어 더빙은 어딘가 이상하다거나. 그 밖에도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단 한 문장, "우린 자막으로 보고 싶다." 로 줄일 수 있다. 한국어 더빙따위는 듣고 싶지 않다는 소리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일부 매니아들의 주장처럼 한국어로 더빙된 작품은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작품 이해에 악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오히려 자국어로 된 더빙은 작품 이해를 빠르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작품 흥행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먼저 작품성에 대한 비난을 반박해보자. 먼저, 캐릭터 음성이 처음 발표된 음성과 같지 않아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비난. 이건 캐릭터 해석에 대한 문제이다. 정말로 겉모습 / 행동과 음성이 조화가 되지 않는다면 성우진 / 연출진을 비판해야하나 단순히 캐릭터의 음성이 일본어 / 영어 음성과 같지 않다고 해서 비난할 수는 없다. 또, 설령 자신이 생각하던 캐릭터의 느낌과 다를지라도 작품을 즐기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전에 섵불리 재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성우의 목소리가 이상하다거나 한국어 더빙이 작품의 이해를 어지럽게 한다는 비난도 개인적인 성향에 불과하다. 아니, 한국어 더빙이 이해를 막는다는 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자막과 같이 보는 영화와, 한국어 더빙으로 들으면서 보는 영화 중에 어느 것이 더 영화 집중이 잘 되는가? 자막이 있는 영화는 자막과 실제 영상을 동시에 놓고 봐야하므로 집중 / 이해에 악영향을 미치나 반면에 더빙된 영화는 영상에만 시선을 집중하면 되므로 더 크게 집중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작품성과 관련된 대부분의 한국어 더빙 비난은 개인적 취향과 관련된 면이 크다.
산업적인 면에서도 한국어 더빙의 차이는 크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http://www.kobis.or.kr)을 토대로 내놓은 2009년 한국 개봉 애니메이션 관객 흥행 통계를 내본 결과 한국어 더빙 관람객이 4,233,414명, 자막 관람객이 1,151,156명으로 더빙으로 개봉한 영화들의 흥행이 자막으로 개봉한 영화들보다 3배 이상 높은 흥행을 거두었다. 평균 관객수 통계에서도 한국어 더빙이 한 편 당 176,392명, 자막이 한 편 당 47,695명으로 더빙이 자막에 비해 3배 이상의 흥행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드러내었다.
물론 매니아들로써는 직접 해외 성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욕망이 강할 것이다. 또한, 일부 작품에서 보이는 겹치기 출연이나 캐릭터 해석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 연출과 성우 연기도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무작정 대놓고 극장에서, 또는 TV에서 자막 상영을 요구하는 것은 대다수 시청자들이 더빙으로 볼 권리를 침해하는 무례한 행위이다.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쉽게 작품을 이해하고, 유통사들이 좋은 성과를 거둘 기회를 막는 것을 정당한 권리 요구라 보기는 힘들다. 정 자막으로 보고 싶으면, DVD로 봐라. 하긴, 자막 상영을 요구하는 이들이 DVD를 얼마나 살지나 모르겠지만.
…그리고 추가분. 일단 아래 통계 자료를 보자. (「업」과 「포켓몬스터 DP 극장판 : 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는 자막 / 더빙이 분리된 관객 자료가 없어서 부득의하게 통계에 넣지 못했음을 알린다. 또한 「크리스마스 캐롤」은 분류가 애매한 관계로 역시 통계에서 제외.) 참고로 위의 것이 Excel 2007용, 아래의 것이 Excel 2007 이전 버젼용이다.
이 자료를 토대로 '자막지상주의자' 들의 주장 중 하나인 '더빙 관객이 높은 이유는 주로 부모님과 아이들이 같이 보기 때문이다' 를 반박할 수 있다. 한국에 개봉하는 애니메이션이 전체적으로 어린이 취향이 많지만 그 중에서 비교적 고연령층 대상인 「명탐정 코난 : 칠흑의 추적자」와 「나루토 질풍전 극장판 : 불의 의지를 잇는 자」를 비교해보자. 같은 수입사에서 수입 · 개봉하고, 비슷한 개봉관 수이기 때문에 더없이 비교하기에 적당하다.
전자의 경우 더빙 관객 622,788명에 자막 관객 29,647명, 후자의 경우 자막 100% 개봉으로 총 관객수는 29,715명에 불과하다. …어머, 댓글의 누군가는 전자가 더빙 위주로 상영해서 관객이 줄었다고 했는데 왜 자막 100%로 상영한 후자는 전자의 반의 반에도 못미치는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개봉관 수가 줄어서'라고 변명은 하지마라.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수가 현격히 주니까 개봉을 중단하는 거지.
개인적으로 더빙만, 또는 자막만으로 개봉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선호도에 맞는 적절한 비율로 더빙 / 자막을 나눠서 동시에 개봉하는 것. 헌데 일부 애니메이션 팬들이나 팬카페에서는 '더빙이 원판 (틀린 표현. 일본어 / 영어 등 '언어 + 더빙' 이 맞는 표현이다.) 을 망친다.' '연기가 안 어울린다.' 는 괴한 말이 판을 친다. 정말 캐릭터 성격과 맞지 않고, 저질스러운 번역 (지나친 유행어 구사, 오역 등) 은 당연히 까여야 하지만- 단순히 마음에 안 든다는 주관적인 이유로 까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괴이한 비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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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한국 개봉 애니메이션 통계 자료_1.xlsx
2009 한국 개봉 애니메이션 통계 자료.x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