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천자문 :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 : 그래, 이런 걸 기다렸다!
ⓒ DNA 프로덕션 · 시월네트워크 · CJ창업투자 · CJ엔터테인먼트 · 북21
마법천자문 :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
감독 | 윤영기 기획 | 박순홍 이채관 기획프로듀서 | 장성연
목소리 출연 | 정선혜 은정 박신희 최한 손종환 안장혁 엄상현 이장원
제작 | DNA프로덕션 공동제작 | 시월네트워크 제공 | CJ창업투자 공동제공 | CJ엔터테인먼트 북21
배급 | CJ엔터테인먼트 개봉 | 8월 19일 등급 | 심의 중
아울북 (북21의 임프린트) 에서 발간 중인 만화 시리즈「마법천자문」은 2003년에 1권이 나와 전국 아이들의 눈길을 훔치고 덧붙여 학부모의 지갑까지 털어가는 작품이다. 표면적인 주제인 '한자 학습'에 탄탄한 스토리가 가세하면서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가나출판사), 「코믹 메이플 스토리」(서울문화사), 「Why? 시리즈」(예림당) 과 함께 총 판매부수 1,000만부를 돌파한 이 시대 가장 잘 나가는 만화가 되었다. 한국 만화 판매의 현실 상 소위 '학습 만화'에 돈이 많이 쏠린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서유기」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매력적인 캐릭터와 독자의 관심을 끌게 하는 스토리텔링이 없었더라면 이런 기적적인 기록은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연히 북21이 이런 대박을 가만 놔둘리가 없었고, 여러 가지 스핀오프 시리즈를 내놓거나 플래시 비디오 북, 뮤지컬, 닌텐도 DS용 게임을 만드는 등 여기 저기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괄목할 만큼의 성과를 이룩하였다. 그리고 이번 달 19일, 「마법천자문」의 본격적인 애니메이션이 선을 보인다. (이미 2006년에 '비디오 북' 컨셉으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나왔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기존 만화의 컷을 약간 움직이게 한 다음 더빙한 것이므로 본격적인 애니메이션이라고 보기에는 약간 거리가 멀다.)
장점은 '86분', 단점도 '86분'
극장판 「마법천자문 :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이하 극장판) 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장점인 동시에 한계인 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원작의 1 ~ 6권에 해당하는 분량을 빠른 속도로 담아낸다. 원작의 큰 틀 (캐릭터, 기본 설정) 은 준수하지만 86분의 상영 시간에 맞춘 빠른 전개와 더욱 강렬한 내용 전달을 위해 일부 설정에는 변화를 주거나 삭제 / 축약하는 등 과감하게 원작에 손을 대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손해를 본 원작의 캐릭터가 옥동자이다. 캐릭터가 완전히 들려 나갔으니. 두 번째는 콩도사, 세 번째는 여의필. 이 둘은 플롯이 매우 많이 삭제되었고, 콩도사는 배역명도 스탭롤에 없다.) 약간 모험적인 시도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DNA프로덕션의 시도는 매우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원작과는 다른 전개를 풀어 나가면서도 나름대로의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원작에는 엑스트라급 캐릭터였던 돈돈 (박신희 역)에게 많은 비중을 선사해 기존 캐릭터 옥동자가 빠진 위치를 메우는 동시에 오공 (정선혜 역) - 삼장 (은정 역) 의 관계에 끼어들어 흥미로운 삼각 관계를 형성한다.
여기에 더 큰 극장판 만의 특이 요소를 주는 것이 삼장의 캐릭터 변화이다. 원작의 삼장이 여성적이고, 희생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극장판의 삼장은 노력파의 모습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기보다 실력이 낮은 사람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성격을 뒤튼다. 중반에 벌어지는 오공의 '파워업 이벤트' 에서 삼장이 오공의 성장에 초조하고, 긴장하는 모습은 원작엔 없었던 것이다. 기존 캐릭터의 이미지에 지나치게 빠져든 팬에게는 아쉬운 소식일지도 모르나, 과도하게 원작에 충실해 극의 흐름을 진부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나은 조치이다. 오히려- 극장판의 모습에 호감을 가질 팬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86분의 시간이 최대한 모든 사건을 넣으려다 보니 좀 더 길게 끌고 나가야 할 장면을 너무 짧게 넘기고 만다. 극장판의 주된 관객층이 될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삼장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는 장면이나 후반부의 중요 '아이템'인 여의필에 대한 씬은 좀 더 플롯의 길이를 늘이는 편이 스토리의 원활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86분'은 스피디한 전개의 힘인 동시에, 일부 장면의 스토리텔링에 해를 주는 아쉬운 걸림돌인 셈이다.
단점을 상쇄하는 작화와 디자인, 스토리텔링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극장판은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2D 캐릭터에 2D에 일부 3D를 조합한 배경을 사용하는 형식으로 촬영되었는데, 3D가 2D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한 장의 그림을 만든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2D + 3D 기법의 애니메이션이 관건이 '3D 오브젝트 + 배경이 2D에 조화롭게 배치되는 것' 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대단한 성과를 얻은 셈이다. '매의 눈'으로 극장판을 보지 않는 이상, 3D는 눈에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극장판용으로 새롭게 그려진 캐릭터 디자인도 훌륭하다. 강원영 작화 감독이 보도 자료에 "이전에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 디자인" 이라고 밝혔듯이, 극장판의 디자인은 원작의 동글동글한 분위기에서는 크게 벗어나있다. 그러나 각 캐릭터의 성격이 잘 드러나도록 재구축되었다. 이런 변화를 통해 많은 이득을 본 캐릭터가 혼세마왕 (최한 역) 이다. 애당초 처음 극장판의 포스터 / 일러스트가 공개되었을 때는 '너무나도 많은 변화'로 인해 "나의 혼세마왕을 돌려줘-!" 라는 절규의 댓글이 올라왔을 정도로 큰 논란이 일었지만, 작 중에서는 행동 하나 하나마다 분위기가 느껴지는 연출에 성우 최한 특유의 카리스마 연기가 조합되면서 원작에 버금가는 카리스마를 만들어 내었다. 기본적인 작화면에서도「고스트 메신저」의 스튜디오 애니멀, 「스피어즈」「나롱이 시리즈」의 스튜디오 카브가 참여해 시원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영빈과 양광섭이 작업한 경쾌한 O.S.T.도 작화와 배가되어 뛰어난 시너지 효과를 만든다.
앞서 한정된 상영 시간 내 다량의 스토리 전달을 위해 일정 부분의 스토리텔링이 희생되었다고 평했으나, 큰 틀에서의 스토리텔링이 희생된 부분을 메꾼다. 천방지축 방약무인이지만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자와 노력으로 자수성가한 자 간에 발생하는 미묘한 각. 그리고 이 둘을 메꾸는 자. 각각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향을 지닌 캐릭터들이 갈등하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강대한 적을 없앤다. 소년 만화의 유명한 클리셰지만 클리셰를 유연하게 처리해 자연스럽게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든다.
남은 것은, 세심한 끝마무리와 흥행 대결
개봉을 하기에 약 2주 간의 기간이 남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이번 극장판은 근래 한국에서 제작 · 개봉한 애니메이션 중에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거기에 큰 판매 실적을 거둔 원작까지 결합되었다. 이제 이 막대한 '체력'을 가진 작품에게 남은 관문은 세심한 관리와 다른 작품과의 흥행 대결이다. 지난 시사회 (8월 3일) 에서는 기획자이자 제작사 DNA프로덕션의 대표 박순홍 씨가 영화 시작 전에 직접 "현상에 문제가 있어, 후반부에 초점이 맞지 않는다." 라고 할 정도로 작품 후반부의 초점이 흐렸으며 초반부의 캐릭터 음성이 다른 BGM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거나 일부 장면의 경우 아예 채색이 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눈에 보이는 등 자잘한 흠이 보인다. 박순홍 씨가 "이번 시사회에서 발견된 문제를 개봉 전까지 수정할 예정이다." 라고 밝혔지만, 꼼꼼하게 수정하지 않으면 중대한 옥의 티가 될 것이다. 또한, 초등학생에게 버거운 한자가 군데군데 많이 나와서 당초 목표 중 하나였던 '어린이를 위한 한자 교습'의 의미가 일부 퇴색된 느낌이 든다. 초반에는 그런 한자의 경우 자막 처리를 했으나, 후반부에는 거의 자막 처리를 하지 않는 등 한자 자막 처리에 대한 일관성이 없는 것도 문제다.
또한 다른 작품과 '맞서 싸워' 얼마나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느냐- 도 관건이다. 올해 개봉하는 애니메이션의 큰 핵인 「토이스토리 3」와는 약 2주라는 큰 시일차를 두고 개봉해 정면 대결을 피했지만, 대신 극장판이 개봉하는 8월 19일 전후로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영화「라스트 에어밴더」와 실베스터 스탤론이 제작 · 연출 · 주연을 모두 맡은 뜨거운 액션 영화「익스펜더블」이 개봉한다. 「익스펜더블」의 대상 관객이 극장판과 일치하는 부분이 거의 없어 다행히지만, 대신 「라스트 에어밴더」는 원작 「아바타 : 아앙의 전설」이 EBS와 Nick채널을 통해 방영되어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며, 대상 연령 역시 극장판과 비슷해 어린이 + 부모 관객을 놓고 치열한 대결이 벌어질 것이 예상된다. 오랜만에 나오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작인 만큼, 잘 버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 100만 관객 돌파 같은 의미있는 이벤트가 터지면 금상첨화고.
여담1. 국내 도서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작화 / 배경 작업에서 한국의 명소들이 많이 참고되었다. 단양, 담양, 함양 일두고택, 하동 최참판댁, 부산 범어사, 남해 보리암, 통영 소매물도, 부산 용궁사, 고창 청보리밭, 양산 통도사, 하동 송림, 안동 하회마을, 합천 해인사, 경주 불국사가 참고된 곳인데, 작품을 보면서 어떤 곳이 어떤 장면의 모티프로 쓰였는지 살피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여담2. 이 애니메이션의 제작사는 DNA프로덕션이다. 아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2000년대 초반에 창립되어 국내외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서고 있는 중견 제작사다. 최근에 개봉한 작품으로는 한국 최초 '장편 로토스코핑 애니메이션'으로 반짝 화제가 되었던 김수로 주연의 「그녀는 예뻤다」(설상가상으로 배급망이 CGV의 독립 영화 상영망인 '무비 꼴라쥬'를 타는 바람에 흥행 실적이 무척 처참했다.) 와 제작사 최초의 실사 작품인 (!) 부지영 감독, 공효진 · 신민아 주연의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가 있다. (역시 이 작품도 독립 영화이다.) 실력은 있으나 운이 없었던 그들이 오랜만에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강력한 체력을 갖추고 서있다. 잘 버텼으면 한다. 덧붙여 윤영기 감독이 보도 자료 서면 인터뷰에서 밝힌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수가 많지 않은 현 시장 상황에서 흥행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롤모델이 되었으면 한다." 라는 소원이 꼭 이뤄지기를. 작품 끝에서 살짝 속편을 암시하는데, 꼭 나왔으면 하니까.
여담3. 시사회 상영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말세대장 역의 성우 안장혁 씨, 삼장 역의 성우 은정 씨, 돈돈 역의 성우 박신희 씨,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연기하지는 않으셨지만 박신희 씨와 부부 관계이신 성우 류승곤 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사를 하고 가볍게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안장혁 씨 께서 하던 말. "오랜만에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연기를 한거네요. (이 영화가 잘 되서) 계속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로부터 캐스팅이 들어왔으면 하는데. (웃음)" 정말, 그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이 글은 <인터넷뉴스 바이러스>의 기사 용도로 작성된 것입니다. 현재 <인터넷뉴스 바이러스>의 내부 사정 및 서버 이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기사 송고가 불가, 부득의하게 기자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기사를 게재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2010년 8월 12일 일부 수정.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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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한국 개봉 애니메이션 통계 자료_1.xlsx
2009 한국 개봉 애니메이션 통계 자료.x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