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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마모루 : 축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주위 사람들이 저에게 묻더군요. 니 나이가 몇 살인데 (올해로 만 17세입니다) 이런 애들용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느냐고요. 사실, 그렇죠. 「이나즈마 일레븐」은 엄연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미디어믹스 프로젝트입니다. (LEVEL-5의 닌텐도 DS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시작, 소학관의 『코로코로 코믹』에서 만화가, TV 도쿄 계열 방송국에서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유는 캐릭터가 귀엽다는 것도 있지만, 기존의 축구 애니메이션이 스트라이커 한 명에 집중되는 데 비해 골키퍼가 주요 인물이 되고 포지션 소외가 별로 없다는 점, 그리고 스토리가 끌렸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번에는 2기의 신 캐릭터 후부키 시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면, 이번에는 1기부터 함께한 라이몬 중학교의 열혈바보캡틴 (…) 엔도 마모루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축구 애니메이션의 경우, 아무래도 지금까지 스트라이커를 위주로 스토리를 전개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캡틴 츠바사」, 한국에는 「축구왕 슛돌이」로 잘 알려진 「불타올라라! 톱 스트라이커」, 그 밖에 「슈팅」, 「폭주기관차」, 「휘슬!」 같이 국내외의 축구 만화 /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골을 넣는 포지션, 스트라이커에 치중이 되어 있었죠. 사실, 제작자로써도 어쩔수 없는 게 축구에서 가장 관중들이 환호하는 부분이 골을 넣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수비하는 모습보다 수비수를 뚫고 나가서 멋지게 골을 날리는 모습이 더 멋지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나즈마 일레븐」은 골키퍼를 맡고 있는 엔도 마모루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골키퍼 이운재 선수가 주장을 맡을 정도로 골키퍼의 비중이 크지만, 애니메이션에서 골키퍼의 비중이 크게 나온 적은 별로 없어서 신선한 선택으로 여겨졌습니다. 골키퍼가 주인공을 맡은 만큼, 슛을 막는 수비 기술의 비중이 큽니다. '갓 핸드' 나 '마신 더 핸드' 처럼 말이죠. (…기본적으로 '초감각'을 강조하는 필살기 중심의 축구므로 별별 기술이 존재합니다.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주로 갈려요.)

 

「이나즈마 일레븐」은 현실적인 축구를 강조하기 보다는 주인공들의 '화려하고' '멋진' 기술로 승부를 벌인다는 면에서 「주라기 월드컵」과 비슷한 측면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주라기 월드컵」에서는 없었던 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엔도 마모루를 중심으로 화합을 하면서 축구부를 꾸려간다는 사실입니다. 필살기 등의 속성은 허구적인 요소이지만, 팀 내부 구성원 간의 화합과 밸런스 문제는 (초등학생이 이해할 만한 수준에서)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에서 엔도 마모루의 화합은 빛을 발합니다. 라이몬 중학교 축구부가 폐부 위기에 처해 부원들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뛰어난 신입 부원이 들어왔지만 실력 차이로 밸런스가 망가져 오히려 전체적인 실력은 하락했을 때 엔도 마모루 특유의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화법은 얼핏 보면 유치하면서도, 실제로 축구부가 위기에 빠져있을 때 주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를 그려갑니다. 기존의 애니메이션이 경기 모습은 실제 상황을 재현하는 데 충실하면서도 정작 팀 내, 외부의 심리적 상황이나 밸런스 등의 요소는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입니다.

 

엔도 마모루와 같이 공부는 잘 못하지만 스포츠에는 열정적인 캐릭터, 그야말로 열혈바보 캐릭터는 흔했기에 어찌보면 전형적인 캐릭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존 애니메이션에는 없었던 팀원 간의 유대를 강조하고 밸런스를 조정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캐릭터는 별로 없었기에 엔도 마모루는 흔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면을 가진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연령층이 비록 낮기는 하지만, 그래도 계속 관심이 가는 이유 중의 하납니다.

후부키 시로 : 한 순간의 비극이 이중 인격을 낳다

갑작스럽게 왜 이런 특집을 만들게 되었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갑자기 「이나즈마 일레븐」이라는 '초감각 축구 만화'를 표방하지만 실상은 '열혈 판타지 축구 만화'인 애니메이션에 푹 빠졌기 때문입니다. (…제 블로그를 종종 들리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런 필이 있긴 있었죠 OTL)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몇몇 캐릭터의 특성이 흥미로웠고, 분석하려는 심리를 이기지 못하고 캐릭터 살펴보기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이 2기로 오면서 캐릭터가 많이 추가되었고, 그 이전에 「이나즈마 일레븐」에 관심있는 블로거가 별로 없어서 (…)

그 첫 시간으로 살펴볼 캐릭터는, 수비할 때와 공격할 때의 인격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캐릭터. 모습이 귀여워서 부녀자(절대 평범한 의미의 부녀자는 아닙니다;;;) 들에게 사랑(을 가장한 혹사)을 받고 있는 캐릭터. 후부키 시로입니다.


 

후부키 시로는 「이나즈마 일레븐」과 같은 초등학생 고연령을 지향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발견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입니다. 그냥 단순히 공격할 때는 정신이 바짝 올라서 사람이 달라보인다는 설정이 아니라, 정말로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이기 때문이죠. 사실 저도 후부키 시로가 처음 등장했을 때 보통의 다른 애니메이션처럼 단순히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할 수있는 만능 캐릭터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전모가 드러나게 되고, 최근에 와서야 이중 인격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어쩌다가 이 캐릭터는 이런 무시무시한 질병에 걸리게 되었나? 원래 후부키 시로는 이중 인격이 아니었습니다. 홋카이도 지역에서 동생 아츠야와 함께 자신은 수비, 동생은 공격에서 두각을 발휘하던 유능한 콤비였죠. 하지만 훈훈한 순간도 잠시, 가족들이 타고 있던 차로 눈사태가 덥치면서 행복했던 순간은 종말을 맞고 맙니다. 자신을 제외한 가족 전부의 죽음. 후부키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동생과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동생의 허망한 죽음은 후부키의 인격에 엄청난 변화를 주기에 이릅니다. 커서 유능한 공격수가 되고 싶었던 동생의 소망을 살리고 싶었던 것인지, 그 사건 이후로 동생 아츠야의 인격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묘사에서도 잠시 나오지만 사건 이후에는 인격이 불안정하게 계속 바뀌는 등 적응을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곧 이런 이중 인격을 공격에는 동생의 인격을, 수비에는 자신의 본래 인격을 사용함으로써 다재다능한 중학교 축구 선수가 됩니다. (그런데 이건 불가능한 것이, 이중 인격을 가진 사람은 보통 인격을 자신의 마음대로 바꾸지 못합니다. 불특정한 순간에 갑자기 인격이 변하기 때문에 이건 극히 만화적인 묘사.)

 

당연하게도 이런 인격 배치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원래의 인격을 유지하고 싶은 후부키, 점점 후부키의 인격을 전부 장악하고 싶어하는 동생 아츠야의 인격. 급기야는 이런 불안정한 상태로 인해 경기를 마치고 나서 의식을 잃는 일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앞으로 계속 애니메이션을 지켜봐야겠지만, 계속 불안정하다가 화합에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하는 (…) 주장 엔도 마모루에 의해 곧 본래의 인격을 되찾을 듯 합니다.

 

…그래도 지금 이 상황에서 뭔가 조언을 주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미심쩍인 조언을 드리자면, 이제 서서히 동생이 죽었다는 슬픔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 전에 지금 동생의 인격이 당신의 인격을 완전히 삼키려고 하고 있잖아요 (…) 사람의 죽음을 분명 슬픈 일입니다만, 거기에 지나치게 얽매어 있는 것은 오히려 죽은 사람에게 누를 끼치는 행위일 뿐. 더이상 다른 사람 다치게 하지 않고 명랑한 축구 생활을 보냈으면 하는 것이, 최근 「이나즈마 일레븐」을 즐겨 보고있는 사람의 조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