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마모루 : 축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축구 애니메이션의 경우, 아무래도 지금까지 스트라이커를 위주로 스토리를 전개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캡틴 츠바사」, 한국에는 「축구왕 슛돌이」로 잘 알려진 「불타올라라! 톱 스트라이커」, 그 밖에 「슈팅」, 「폭주기관차」, 「휘슬!」 같이 국내외의 축구 만화 /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골을 넣는 포지션, 스트라이커에 치중이 되어 있었죠. 사실, 제작자로써도 어쩔수 없는 게 축구에서 가장 관중들이 환호하는 부분이 골을 넣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수비하는 모습보다 수비수를 뚫고 나가서 멋지게 골을 날리는 모습이 더 멋지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나즈마 일레븐」은 골키퍼를 맡고 있는 엔도 마모루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골키퍼 이운재 선수가 주장을 맡을 정도로 골키퍼의 비중이 크지만, 애니메이션에서 골키퍼의 비중이 크게 나온 적은 별로 없어서 신선한 선택으로 여겨졌습니다. 골키퍼가 주인공을 맡은 만큼, 슛을 막는 수비 기술의 비중이 큽니다. '갓 핸드' 나 '마신 더 핸드' 처럼 말이죠. (…기본적으로 '초감각'을 강조하는 필살기 중심의 축구므로 별별 기술이 존재합니다.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주로 갈려요.)
「이나즈마 일레븐」은 현실적인 축구를 강조하기 보다는 주인공들의 '화려하고' '멋진' 기술로 승부를 벌인다는 면에서 「주라기 월드컵」과 비슷한 측면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주라기 월드컵」에서는 없었던 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엔도 마모루를 중심으로 화합을 하면서 축구부를 꾸려간다는 사실입니다. 필살기 등의 속성은 허구적인 요소이지만, 팀 내부 구성원 간의 화합과 밸런스 문제는 (초등학생이 이해할 만한 수준에서)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에서 엔도 마모루의 화합은 빛을 발합니다. 라이몬 중학교 축구부가 폐부 위기에 처해 부원들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뛰어난 신입 부원이 들어왔지만 실력 차이로 밸런스가 망가져 오히려 전체적인 실력은 하락했을 때 엔도 마모루 특유의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화법은 얼핏 보면 유치하면서도, 실제로 축구부가 위기에 빠져있을 때 주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를 그려갑니다. 기존의 애니메이션이 경기 모습은 실제 상황을 재현하는 데 충실하면서도 정작 팀 내, 외부의 심리적 상황이나 밸런스 등의 요소는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입니다.
엔도 마모루와 같이 공부는 잘 못하지만 스포츠에는 열정적인 캐릭터, 그야말로 열혈바보 캐릭터는 흔했기에 어찌보면 전형적인 캐릭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존 애니메이션에는 없었던 팀원 간의 유대를 강조하고 밸런스를 조정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캐릭터는 별로 없었기에 엔도 마모루는 흔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면을 가진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연령층이 비록 낮기는 하지만, 그래도 계속 관심이 가는 이유 중의 하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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