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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벌어지는 고요하고 잔잔한 일상들 - 리틀 포레스트

 

일상은 갈수록 빡빡해지고, 세상은 점점 복잡해진다. 학교와 학원에서는 자꾸만 경쟁을 강조하고 조금만 방심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우리를 몰아붙인다. 이런 현상은 청소년에게만 일어나지 않는다. 1997년 IMF 사태부터 이미 직장은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몰아쳐 각박한 정글이 된지 오래고, 대학은 취업 학교로 변질되었다.

 

칼날 같은 세상 속에서 가끔 현실과 동떨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매달 시험과 내신과 수능에 시달리는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나 환상의 나라로 가거나 한적한 시골에서 편안한 삶을 보내고 싶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꽤 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일까. 2000년대 들어서 판타지 만화와 잔잔한 일상을 다루는 만화를 찾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2004 ~ 2006년, 고단샤(講談社)의 월간 『애프터눈』에 연재했던 일상 요리 만화 「리틀 포레스트」는 제목의 앞에 소개 문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의 시골 생활을 바탕으로 일본의 잔잔한 시골 마을에서 펼쳐지는 일상과 요리를 다루는 만화이다.

 

이 만화의 주인공 이치코는 코모리 마을 토박이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나고 중학교 때 어머니가 돈을 벌러 집을 가출한 아픈 경험이 있어서, 어렸을 때는 시골을 지겨워하고 빨리 도쿄로 나가기를 원했다. 하지만 도쿄에서 사랑하던 남자에게 실연을 당하고서 누군가에 쫓기듯이 허겁지겁 고향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그렇게 싫어했던 고향에 살아가면서 서서히 마음을 치유 받는다.

 

분명 이치코가 고향으로 내려온 것은 좋아서 내려온 것이 아닌 깨진 사랑의 슬픔에 지쳐서 내려온 것이었다. 그러나 시골에 나는 식재료로 요리를 하고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과정은 도시에 비하면 무척이나 소박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는 기쁨으로 다가왔다. 오히려 고향 사람들에게는 도시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공간이다. 작중에서 그녀의 친구가 이렇게 말하지 않는가. “도쿄는 서로를 밟고 올라가기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라고.

 

그녀의 상처는 항생제를 복용한 것처럼 빨리 낫지 않는다. 친구에게 그 문제로 인해 싸워서 토라지는 때도 있고, 마을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말에 마음속으로 슬픔을 삭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으로 묶인 시골답다고 할까, 그녀가 만든 음식으로 한순간 가졌던 갈등은 눈 녹듯이 풀리고 그녀와 마을 사람들에게는 잔잔하지만, 소중한 행복이 찾아온다.

 

작품이 완결된 지 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가 어렸을 때 그토록 동경했던, 그리고 깊은 상처를 받은 도시의 칼날은 날카로워져만 간다. 게다가 우리가 지금 밟고 서있는 이 땅의 집권자는 폭력의 통치를 구사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는 비상식의 세계 속에서 상처를 받을 때 이 만화로 마음을 다스려보자. 그리고 ‘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유연하게 맞서나가자.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코믹 소사이어티> 로 2009년 6월 3일에 올라온 기사.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역시, 섬세한 그림체가 제맛이다. 이 작품도 그렇고 「마녀」도 「해수의 아이」도. 자, 그러니까 애니북스는 빨리 「해수의 아이」 3, 4, 5권을 내달라!

 

리틀 포레스트 1 - 8점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세미콜론
리틀 포레스트 2 - 8점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세미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