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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에반게리온 강철의 걸프렌드 2nd - 변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마.

 

진보와 보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한자를 단순이 직역하자면 진보는 '앞으로 나아간다' (進步), 보수는 '보전하여 지킨다' (保守), 즉, 변화에 대한 유무가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앞으로 나가는 것이 좋지는 않다. 그러나, 오래되어 고칠 필요가 있는 것을 무리하게 지키는 것도 좋지는 않은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어떠한가. 입으로는 진보를 외치지만 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는 것을 좋아하는, 보수적인 행동을 취한다. 동물적 본능이라고 할까. 원래 동물들은 살고 있는 터를 자주 옮기기 보다는 현재 사는 곳에서 계속 사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는가. 인간이 동물과는 다르다고 하지만, 변화에 대해서는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안주하는 것도 영원하지는 않다.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지나면 바뀌고 싶지 않아도 조금씩 상황은 변한다. 결국 보수적인 행동을 취한다 해도, 결과적으로는 진보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에 선정한 작품인 '신세기 에반게리온 강철의 걸프렌드 2nd' (이하 걸프렌드)는 90년대 말을 풍미한 명작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스핀오프(외전격의 작품)다. 원작이 결전 병기 '에반게리온'에서 시선을 맞추고 시대말의 암울한 정서를 담았다면 이 작품은 주인공들에게 시선을 맞추고 청소년 시절의 불안한 심리를 담고 있다. 청소년들은 흔히 행동하는 것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그에 따르는 불안함을 작품에 담은 것이다.

 

근미래의 일본 제2신도쿄시의 중학교에 다니는 소년 '이카리 신지'는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는 것을 좋아하는 소년이다. 학교 친구 아스카, 토지, 켄스케, 히카리, 카오루와 때로는 티격태격하고 때로는 즐겁게 지내는 삶이 마냥 행복하다. 하지만 커가면서 겪는 사랑의 감정과, 난데없이 등장한 괴생물체 '사도'의 습격으로 평온한 삶은 마구 변해간다. 신지는 삶의 변화에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친구들이 표출하는 연심이 그저 부담스럽고, '사도'는 피하고 싶은 존재이다.

 

그래도 신지는 소꿉 친구인 아스카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 모든 상황을 견디며 살아가지만,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신지는 결국 깨닫게 된다.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삶은 '인공적'이라는 사실을, 아무리 변화가 싫고 두렵더라도 받아들이고 맞서나가는 삶이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신지가 '무변화의 삶'의 환상에서 깨어난 것은, 분명 행복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기분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런 변화가 없이 행복한 환경에 안주하는 삶은 편할지는 몰라도 단지 그것에만 그친다. 오히려 변해가는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주위에만 머물려는, 고립된 삶이 되고 말 것이다. 분명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변화를 거부하고 고립되기 보다는, 변화를 인식하고 거기에 맞는 삶을 살아가자. 진보적인 삶의 태도가 여러분을 세상에 서게 할 것이다.

 

* 2009년 5월 4일, <코믹 소사이어티> 기사. (사실 원래대로라면 티스토리에 올려야 마땅한 글이나, 티스토리가 지금 우리 집에서 말썽을 피우고 있고, 내용상 이쪽에 올리는 것이 더 적절해 보여서.)

 

강철의 걸프렌드 2nd 1 - 10점
GAINAX 지음, 하야시 후미노 그림/대원씨아이(만화)
강철의 걸프렌드 2nd 2 - 10점
GAINAX 지음, 하야시 후미노 그림/대원씨아이(만화)
강철의 걸프렌드 2nd 3 - 10점
GAINAX 지음, 하야시 후미노 그림/대원씨아이(만화)
강철의 걸프렌드 2nd 4 - 10점
GAINAX 지음, 하야시 후미노 그림/대원씨아이(만화)
강철의 걸프렌드 2nd 5 - 10점
GAINAX 지음, 하야시 후미노 그림/대원씨아이(만화)
강철의 걸프렌드 2nd 6 - 10점
GAINAX 지음, 하야시 후미노 그림/대원씨아이(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