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사회를 보다 2011/12/31 19:01

2011 이슈 앤 베스트 : 사회/문화, 말은 많았지만


먼저 2010년에는 따로 음악 파트를 묶었지만, 제가 음악에 별 조예가 없다는 사실을 계속 절감해 짧고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이슈 앤 베스트' 음악 이야기는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음악 : BEST

 - 이승열 3집 「Why We Fail」 (플럭서스뮤직 제작, KT뮤직 배급) : 묵직하게, 정통적으로 락에 접근한다.
 - 허클베리 핀 5집 「까만 타이거」 (샤레이블/루비살롱레코드 제작, CJ E&M 배급) : 예전의 허클베리 핀과 달라졌다는 평가엔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매력적이다.
 - 장기하와 얼굴들 2집 「장기하와 얼굴들」 (붕가붕가레코드 제작, 미러볼뮤직 배급) : 소포모어 징크스를 이겨내고 1집보다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우면서, 서서를 만들어내는 역시 재간둥이 장얼.
 - 김창완밴드 EP 「Darn It」 (이파리엔터테이니움 제작, 로엔엔터테인먼트 배급) : 몇 년 간의 실험 끝에 김창완에는 산울림이 어울리다는 사실을 '제대로' 다시 인식시켰다.
 - 모임 별 1집 「아편굴 처녀가 들려준 이야기」 (비단뱀클럽 제작, 미러볼뮤직 배급) : 오랜 세월을 거쳐 나온 정규 1집, 몽환으로 가득찬 궤적을 다시 밟는 소중한 계기.
 - 뎁(deb) 2집 「백만불짜리여자」 (비트볼레코드 제작, 소니뮤직코리아 배급) : 1집보다 더 능숙한 솜씨로 발랄하게, 때로는 친근하게 일렉트로니카를 외친다.
 - 아침(Achime) EP 「Hyperactivity」 (붕가붕가레코드 제작, 미러볼뮤직 배급) : 오토튠을 사용한 일렉트로니카 분위기가 흐르는 락을 시도하고, 결국 막바지에 그동안 갈고 닦은 사운드를 터트린다.
 - 크라잉 넛 & 갤럭시 익스프레스 스플릿 앨범 「개구쟁이」 (드럭레코드/러브락컴퍼니 제작, 미러볼뮤직 배급) : 데뷔한 시기는 다르지만 모두 흥겹다. 드럭레코드의 매니지먼트를 러브락컴퍼니가 맡게된 것을 기념해 나온 음반인데, 참 기분 좋은 기념 음반.
 - 앵클어택 & 밤섬해적단 스플릿 앨범 「The Split」(자체 제작, 인혁당 배급) :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두 밴드의 만남. 자립음악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알린다.
 - 김일두 & 하헌진 스플릿 앨범 「34:03」 (자체 제작, 배급) :  "이게 바로 자립음악이다." 2탄. 기교는 없어도 진심으로 새겨진 음악은 청자의 마음을 똑똑 울린다.

이제 넘어가서 사회에 대한 '이슈 앤 베스트'를 선정하고자 한다. 워낙 다양한 사건이 많아서, 키워드를 통해서 정리를 하겠다.

사회 : ISSUE

 - 통합 : 작년부터 통합에 대한 이야기가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통합에 대해 반대하면 매국노로 불릴 기세가 되었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 탈당파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으로 구성된 통합연대가 합당해 통합진보당이 되었고, 민주당과 시민단체 '혁신과 통합'의 일원들이 구성한 시민통합당이 합당해 민주통합당이 되었다. 여기에 사회당이 진보신당으로 흡수된다는 이야기마저 들리고 있다. 약소 단체 끼리 연대하는 것은 중요하고, 때로는 합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통합을 위한 통합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힘을 모아서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통합'이라는 광풍이 세차게 불고 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날이 갈 수록 폭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 미디어 : <딴지일보>에서 만든 웹라디오 <나는 꼼수다>가 큰 인기를 얻었다. <딴지일보>에서는 자매방송 '나는 꼽사리다', 반대 진영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라디오 <명품수다> 등을 만들었지만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했다. 게임계에서는 <POG>, <게임구타위원회> 같은 류의 방송이 만들어졌고, 비슷한 시기에 만화계에서는 YES24에서 <만화만담>을, 유저 자체적으로는 mirugi 선정우 씨와 헤지호그 임영웅 씨가 <끝없는 라디오>를 런칭했다. 그야말로 웹라디오의 시대이다. 마냥 <나는 꼼수다>의 공적을 찬양하기 전에 그 전에 있었던 <모난라디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야채라디오> 등도 기억을 해야겠지만.
 분명 <나는 꼼수다>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만) 특유의 입담과 재미로 인해 많은 인기를 모은 것은 인정하고, 인기를 얻은 이후 <나는 꼼수다>가 미치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과연 <나는 꼼수다>가 대안 언론인지, 아니면 토크쇼인지에 대해선 고민해봐야 한다. <나는 꼼수다>는 공공연히 언론을 자처하고 있지만, 언론이라 하기에는 날이 갈수록 '소설'이 너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나는 꼼수다>의 내용이 최선이라 믿고, 방송 자체와 주위에서 이를 부추기는 모습이란, 참. 
 한편 한 해가 지나가기 며칠 전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에 일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SNS, UGC(UCC), 블로그 등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 운동에 대한 길을 열어주었다. 시대적으로 맞지 않았던 흐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명확한 결론을 내린 듯 하다. 그 밖에 종편과 부산일보 발간 중단 사태 같은 일에 대해서도 꾸준히 기억을 했으면.
 - FTA : 하반기는 한미FTA 문제로 화염에 휩싸였다. 날치기로 FTA가 처리되자 국회는 한동안 파행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하루 빨리 정권을 바꾸어 FTA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동시에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역주권/반미적 시선에서 FTA를 반대하는 것은 FTA를 무조건 찬성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일이며 FTA가 한, 미 양국의 하층 계급에 피해를 미치고 상층 계급에 더 자본을 가속화시키는 계급적인 차원에서 FTA를 바라봐야.
 - 게임 : 게임은 올 한 해 동네북이었다. 게임을 하면 뇌가 짐승처럼 변한다느니 같은 망언들이 계속 쏟아졌고 결국 셧다운제는 11월에 예정대로 시행되었다. 예상대로, 한국의 보편적인 주민등록번호 도용 실태를 예상하지 못한 셧다운제는 유명무실화된지 오래. 아이러니하게도 방송통신위원회가 네이트/메이플스토리 개인정보 해킹 사태 이후로 사이트에서 되도록이면 주민등록번호을 받지 않게 처리한 것과 반대로 여성가족부/문화체육관광부는 셧다운제 적용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고 있다. 예전부터 이어져온 게임 등의 서브 컬쳐에 대한 편견적 시선이 정책과 만나면 어떤 일을 낳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건. 대구 청소년 자살 사건에도 어김없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 인권 : 광주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었고, 전북학생인권조례는 교육상임위에서 부결되었다. 서울학생인권조례는 겨우 주민발의를 채웠지만 중간중간에 드러난 한나라당, 그리고 민주당 의원들의 인권 감수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발언들로 조례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과 조례 제정을 바라는 사람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였다. 오죽했으면 성소수자들과 인권 활동가들이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1층을 점거했을까. 다행히 성소수자 등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은 모두 유지가 되었으나 애석하게도 복장의 자유, 시위 및 집회의 자유, 물품 소지의 자유와 관련된 부분이 수정되었다. 추후 운동으로 바꿔나가야 할 부분이다. 또한 경기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인권 침해가 여전하였다. 경기도 남양주의 가운고가 대표적 사례. 분명 체벌은 하지 않았다. 대신 상벌점제를 운영해 40명의 학생을 퇴학시켰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의 움직임으로 겨우 가운고 사건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이외에도 인권 침해는 여기저기서 산적하다. 청소년 인권 외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성희롱 사건을 들 수 있겠다. 하청회사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가 남성 상사로 부터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당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회사는 오히려 노동자를 해고했다. 긴 시간 동안 시위와 농성을 한 끝에 겨우 현대자동차는 해고 노동자의 원직 복직에 합의하고 그동안 받지 못한 월급을 지급했다. 이외에도 올 초부터 홍익대학교,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를 시작으로 번져나갔던 청소노동자 노동조합 투쟁도 노동 인권의 차원에서 중대한 투쟁이었다. 그리고 학교들은 보란듯이 복수노조를 만들어 이들은 몰아내려 시도하고 있다. 아, 참. 여기에 강정마을 -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도 추가.
 - 노동 : 노동계에서 대표적인 사건은 단연 한진중공업 해고자 복직을 위해 생겨난 운동인 희망버스를 들 수 있겠다. 노동활동가들과 시민/인민들이 결합해 부산으로 (4차 희망버스의 경우 서울) 내려갔던 대중 동원형 운동으로 조직된 '희망버스'는 비록 즉각 복직에는 합의하진 못했지만 빠른 시일 내의 해고자 복직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성격은 약간 다르지만, 하반기 이후 월스트리트를 시작으로 빠르게 퍼져나간 Occupy 운동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겠다. 금융 자본에 대한 반대를 통해 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여기 저기로 흘러나갔다.

사회 : BEST

 - 김진숙과 김여진, 그리고 희망버스 : 김여진의 경우 기타의 활동에 대해 왈가왈부가 많지만 분명 희망버스 운동에 있어 한진중공업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트위터 등의 SNS로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은 일종의 르포였다. 그리고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희망버스는 이들의 행보에 발을 실을 수 있게 하였다.
 - 서울, 광주, 그리고 아쉽지만 전북의 학생인권조례 추진 활동가들 : 말이 필요있겠는가. 어떤 곳은 비교적 쉽게, 어떤 곳은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그리고 어떤 곳은 아쉽게도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이들에 밀려 이루지 못했다. 경기학생인권조례의 사례에서 보듯이 실제 준수여부가 중요하지만, 그래도 명문화된 인권 보호 조항을 쟁취한 것에 대해 박수를, 그리고 최선을 다해 힘을 쓴 모두에게 찬사를.
 - 두리반과 명동해방전선 : 두리반은 결국 승리를 쟁취했고, 아쉽게도 명동은 세입자와 명동해방전선 등을 통해 뭉친 활동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패배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다. 철거 투쟁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던 사람들이 뭉쳤고,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립음악생산조합, 지잡동, 명동해방전선 등의 조직들은 이러한 경험이 없이는 결코 생켜날 수 없는 조직이었다. 제 2의 두리반, 제 2의 명동은 주변에 수두룩하다. 그리고 그렇게 조직된 그들은 다시 그쪽으로 몰려가고 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1 2 3 4 5 6 7 ... 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