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공로자회의 신작 아케이드 게임" 해설편 + 그리고 게임위
- 419혁명공로자회의 신작 아케이드 게임, 본 블로그, 2010년 3월 13일
지금은 방치한 전 텍스트큐브 블로그에 갑자기 사람이 많이 들어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까, 위에 연결고리를 (텍스트큐브 링크로는 걸지 않았습니다. 28일 이후에는 사라질 예정이니까요.) 걸어 놓은 포스팅을 1) DVD프라임에 올라온 게임위를 성토하는 개발자의 글에 누군가 댓글에 연결고리를 걸었고 2) 아마도 그 댓글을 보신 분이 트위터 멘션으로 퍼트리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많이 왔던 것이었습니다.
약 일 여년 전에 쓰인 글이 다시 주목받는 기분이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다음 view의 멘션 확인 기능을 이용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를 보니 '게임위는 사행성 게임을 마냥 내버려두고 있다. (이 글을) 보라! 별주부전 같은 사행성 게임이 전체 이용가를 받고 통과하고 있지 않느냐!' 식으로 흘러가는 것 같더군요. 게임위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사행성 게임 단속이긴 하나 자체 단속 권한이 없어 사행성의 여지가 큰 게임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매기거나 정도가 심한 게임의 경우 등급 분류 거부 / 취소를 내리는 것 외에는, 통과한 게임의 위변조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실정이죠. 여기에 최근 터진 아마추어 게임 등급 분류 사태나 심의료 대폭 인상 문제 등 게임위를 깔 부분은 수두룩 합니다만, 일단 여기서는 제 글에 관련되어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보자 합니다.
1) 왜 사행성 게임에 전체 이용가 등급을 준거냐! 비리가 있는 거지!
저야 검찰이나 경찰이 아니기에 게임위 사람들이 정말 비리를 저지르는 지는 모릅니다. (…) 다만, 이 부분을 비리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 등급 분류의 문제로 이해하려면 현재 한국의 아케이드 심의 분류 방식을 알아야 합니다, 본문에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한국의 아케이드 게임 분류는 단 두 가지 입니다. 전체 이용가 / 청소년 이용 불가. 여기서 이런 반론이 나올 수 있겠군요. "아니, 왜. 온라인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 모바일 게임에는 전체 / 12세 / 15세 /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으로 나눠져 있으면서 아케이드는 왜 이따구야!" 그렇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실제 아케이드 게임장 (=오락실) 에서 사장이나 알바를 동원해 게임기 앞에서 세부적으로 나이 단속을 하는게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생각해봐요. 만약 어떤 아케이드용 게임이 15세 이용가를 받았다 쳐봅시다. 그리고 이제 각 게임기 앞에서는 이런 실랑이가 벌어지겠죠. "어, 학생. 신분증 좀 꺼내봐. 이 게임은 15세 이상 아니면 못 해." "아, 귀찮은데. 학생증 놓고 왔단 말이에요!" 물론 영화의 경우에는 세부 분류가 시행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저런 시행 중 일어날 수 있는 문제로 인하여 딱 두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시행을 하다 보니 당연히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습니다. 좋은 점이 있다면 아케이드용 게임을 개발하는 업체가 게임진흥법 상의 청소년 이용 불가 요소만 넣지 않으면 (물론, 그 요소의 정의가 애매해서 문제일 뿐이지.) 누구에게나 게임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아케이드 게임장 업주도 상대적으로 관리가 편하죠. 만약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과 전체 이용가 게임을 같이 운영한다면, 딱 두 개의 공간으로만 분리해서 사업을 제공하면 되니까요. 안 좋은 점이 있다면, 심의의원이나 게임 제작사 측에서 애매한 부분을 처리하기 곤란해진다는 점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일본 반다이남코게임스 제작, 한국에서는 윙키소프트가 수입하고 연세어뮤즈먼트가 유통하는 인기 격투 게임 『철권 6 : Bloodline Rebellion』(이하 『철권 6 : BR』) 이 있습니다. 이름에서 보다시피 이 게임은 전작 『철권 6』의 확장판 개념입니다. 당연히 전작에 없었던 캐릭터가 추가되었는데, 이 중에서 '알리사 보스코노비치'라는 캐릭터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뭐가 문제였냐면, 그 캐릭터의 공격 모션 중에 자기가 스스로 머리를 뽑아 상대 캐릭터를 공격하는 모션이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청소년 이용 불가 판정을 받았거든요. 이렇게 표현을 하니 참 무섭지만, 캐릭터 설정상 로봇 (…) 이라서 이런 공격을 해도 건강엔 문제가 없는 캐릭터입니다. 사실 애매합니다. 『철권』 시리즈는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비디오 게임 등급 분류에서는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습니다. 그런데 12세 / 15세 이용가 분류가 없는 아케이드로 넘어가면 사정이 달라지죠. 비디오 게임이었다면 15세를 줘도 괜찮은 부분에 전체 이용가를 줘야 할지, 청소년 이용 불가를 줘야할지 곤란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냐. 반다이남코게임스에 직접 머리를 뽑아 공격하는 모션을 전부 레이저로 수정해서 통과되었습니다. (…) 물론 당연히 추후에 나온 비디오 게임판은 (PS3, XBOX360, PSP) 수정없이 15세 이용가로 발매.
별주부전의 문제의 일부는 바로 여기에 걸리는 문제입니다. 게임 자체로만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요. 아예 대놓고 슬롯머신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돈을 준다고 하지도 않습니다. 게임 외적인 환경으로 봤을 때 그런 식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만. (특히 아이템 카드를 주는 부분이. 물론 419혁명공로자회 측에선 단순한 게임 내 아이템 지급 용도로만 쓰인다고 하지만, 이걸 특정 환전소에서 돈으로 교환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게임 내부의 내용이 아닌 이상, 외적인 이유로 청소년 이용 불가나 취소 판정을 내리긴 무척 어렵습니다. 직접적인 증거가 있어야 되어요.
2) 칼이 조금만 리얼해도 15세 이용가 주면서, 별주부전은 전체 이용가냐!
위의 이야기와 비슷한 속성의 문제입니다. 사실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죠. 갖가지 총기가 나오는 FPS 게임 『타임 크라이시스』시리즈도 아케이드용에서는 전체 이용가 받고 판매됩니다. 그리고 세부 판정이 이루어지는 비디오 게임 / 온라인 게임에서는 12세 이용가나 15세 이용가를 주는 거죠. 앞서 들었던 『철권 6 : BR』의 사례도 마찬가지고요. 세부 판정이었다면 분명 폭력성에서 지적을 받았을 게임이지만, 아케이드 심의 분류는 전체 / 청소년 이용 불가 두 가지 밖에 없기 때문에 적절히 감안해서 판정을 내리거든요. 다만, 이 와중에 생각치도 못했던 부분이 걸릴 수도 있는것이고.
왠지 모르게 1)에 실린 게임 수정 문제로 또 한바탕 인터넷이 달궈질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한국의 일 뿐만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서 게임 내용을 걸고 넘어지는 문제의 경우 게임 등급 분류 소관이 영등위에서 게임위로 넘어가고 나서 일본, 독일보다 더욱 완화되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선정적인 부분을 전부 삭제하거나 수정해야 했던 레디 엣 던 스튜디오 / SCE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액션 게임 『갓 오브 워』시리즈는 무삭제로 (!) 한국에 출시되었습니다. 특정 에피소드의 잔학성이 문제가 되어 독일에서는 아예 삭제 명령을 받았던 인피니트 워드의 FPS 게임『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 2』역시 한국에서는 무삭제로 출시 되었습니다. 영등위 시절에는 감히 발매할 생각도 못하던 락스타 게임즈의 유명한 게임 『GTA』도 정식 발매되었죠. 네, 게임 내용 심의의 측면에서만 보면 게임위는 분명 영등위보다 나은 점이 많습니다. 물론 바다이야기 사태의 여파로 과도하게 사행성에 민감하거나, 『스플린터 셀 3 : 혼돈 이론』처럼 북한군 등 민감한 소재가 등장하는 게임은 등급 분류 자체를 내리지 않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다만 『크라이시스』의 사례를 볼 때, 이 부분도 조금씩 완화과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게임위를 향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단순히 『별주부전』같은 사행 가능성이 있는 게임에 대해서 전체 이용가 판정을 내린 것이 문제다! (사실 이 부분도 지금은 애매해진게, 일 년이 지나는 동안 사행성 문제로 인해 등급 분류가 취소되었습니다. 이후 419혁명공로자회는 『별주부전2』, 『뉴별주부전』 등을 만들었지만 『뉴별주부전』 역시 등급 분류 취소 처분. 『별주부전2』만 현재 합법적으로 가동이 가능하지만, 곧 『뉴별주부전』을 만든 것으로 봐서는 『별주부전2』에도 문제가 생긴 듯 합니다.) 를 짚고 넘어가는 대신, 정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짚고 가야 할 것입니다. 아마추어 제작자들의 게임 제작에 족쇄를 채우는 행위나, 과도한 게임 심의료 인상에 눈을 치켜 세워야 하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보다는 아마추어 게임 리뷰 / 퍼블리싱에 일가견이 있는 인디 게임 전문 웹진 『PIG-MIN』과 함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지만 … 저도 계속 게임을 포함한 영화 / 만화 / 음악 등의 문화 매체의 심의 문제에 대해 핏발을 세워왔던 만큼, 주기적으로 관련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건 다음에 쓸 글에 대한 떡밥이지만, 음악 심의도 게임 못지 않게 안 좋은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어찌보면- 게임위의 문제는 단순히 게임에 걸쳐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기득권층 / 지배층의 문화를 바라보는 인식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 편에서는 어떻게 내 손 안에 둘지 고심하면서, 한 쪽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운운하는 꼴이라니! 우습지도 않지.
추신 : 문제가 불거졌던 DVD프라임의 글에 대해 짧게 말하자면, 뒤에 문제가 되었던 애플의 게임 등록 거부 + 한국의 무조건적인 앱스토어 게임 심사 정책은 까도 상관이 없지만 범용 공인 인증서 + 건축물 문제 + 게임제작업체 등록 문제는 제작자의 실수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건축물 문제는 자칫하면 탈세 문제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입주 건축물에 문제가 있다면 게임위 말고도 모든 공공기관에서 리젝트를 할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과 안 되는 부분을 구별해서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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