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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보다 2009/10/11 23:20

평가하기 전에 즐겨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평론은 평론가와 전문가의 것에서 모두의 것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작품에 대해서 평가할 수 있기에 현재의 상황을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씩은 곤란한 경우도 눈에 보인다. AVGN의 유행과 관계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의 눈에 띄이는 추세는 '무조건 까고 보자!' 인 것 같다.

 

물론 아무리 생각해도 연출, 연기, 스토리 모든 면에서 도대체 구제할 수가 없는 경우는 까야 마땅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 있는데, 먼저 작품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 평가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로 지적되는 것이, 작품을 읽지도 않고서 평가하는 것과 전부 즐기지 않고서 평가하는 것이다. 전자는 아예 평가에 대한 개념 자체를 잃은 것이고 (순전히 겉모습만 가지고 평가하는 꼴이다.) 후자는 음식을 대충 씹고 삼키는 것과 똑같다.

 

평가를 하는 데 있어서는, 작품을 최대한 많이 읽거나 보고, 듣고 그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인식한 뒤에 글을 써야한다. 그리고 그 작품의 타켓층을 감안해서 평가를 내려야 한다. 애니메이션을 평가하는 사람들 중에서 「뽀롱뽀롱 뽀로로」같은 아동 대상의 애니메이션을 평가 절하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걸 성인 관점에서 보면 유치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쓰레기 같은 작품일지라도 팬들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연출 면에서 심각한 부재를 드러냈던 「디 워」도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팬은 상당하다. 그런 점이 (설사 전체적으로는 망ㅋ했어요가 되었어도) 높은 국내 흥행을 달성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평가를 하다보면 결국 논점이 하나로 좁혀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다양한 취향을 생각해야 한다.

 

 

 

뱀다리. 참고로 전 「다세포 소녀」 영화판이 좋았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막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컬트적이었니까요. 세상에는 저같이 괴한 취향의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