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밥그릇' 대신 자신의 '밥그릇' 을 지키다 - 경기도 의회, 무상급식 예산 전액 삭감
▶ 아이들 눈칫밥만 불려놓은 경기도 의회 - 오마이뉴스, 2009년 7월 13일, 이만선 기자
자기네와 맞지 않으면 아이들도 내버린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소식이 떴습니다. 경기도 교육위원회에서 사단을 내더니, 이제 경기도 의회에서 쐐기를 박아버리는 군요. 뭐, 경기도 의회 의석 대부분이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습니다만….
그래도 평소 공약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겠다는 미사여구를 붙였던 그들이기에 한 때는 처리에 대한 미약한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상상 그 이상을 넘어서 반액 삭감 → 전액 삭감. 이젠 도대체 어떤 말을 붙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나라당은 전액 삭감의 근거를 대면서 "학생수 300명 미만의 학교 학생 저소득층 비율이 10.2%에 불과하므로 300명 이상의 학교와 형평성이 어긋난다."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지금 이 정책은 경기도 학생 전부에게 무상 급식을 하기 위한 시범적 성격이 강한 정책입니다. 원래 모든 정책을 시행할때는, 시범적으로 부분 실시한 다음에 확대 실시하는 것이 기본이 아니겠습니까. (일단 시범적으로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시행 착오를 줄일 수도 있고, 향후 전체를 범위로 실시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시범 계획에서 갑자기 뜬금없이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한다는 사실은, 그냥 모든 시범 정책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같습니다.
물론 경기도민들에게 (나아가 전 시민들에게) 까이고 싶지는 않았던지 저소득층 · 차상위층 급식비 지원을 늘리기로 했지만, 지원을 늘려도 사각지대에 빠져있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안다면 차라리 돈을 조금만 더 들여서 이번 시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게다가, 위에 링크한 기사에서도 밝혔듯이 차별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학생들 사이에는 급식 지원자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차별이 존재해요. (제 경험입니다.)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밥을 먹이자는 것이 그렇게 싫었나요? 게다가 몇 년 전 사례이기는 하지만, 광주 일부 지역 학교의 경우에는 급식실 앞에 식별기를 설치해 놓고서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준 일이 있었습니다. (관련 기사 : "급식비 안 낸 사람, 먹지마" 공개망신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06년 5월 8일, 김지훈 기자)
이번에 무상 급식 예산을 삭감한 한나라당 의원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위에서 갖은 압력을 받고서 이런 행동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크니까요. 하지만, 제가 분노하는 것은 자기네들의 '밥그릇' 이 아이들의, 모든 아이들이 급식비 걱정에 시달리지 않고 식사하는 '밥그릇' 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입니다. MB가 학력 증대를 외쳤는데, 지금 꼴로 봐서는 정권 교체가 되지 않았다간 교육을 넘어서 사회 전 분야에 신계급주의가 증대될 가능성이 커지게 생겼습니다. 아직도 MB와 한나라당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분들, 대한민국 1%가 아니면 지금 당장이라도 깨닫기를 바랍니다.
추신.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던 사실인데, 무상 급식을 실시하는 지역이 꽤 있군요. 남해시가 중학교까지 무상 급식이고, 하동시는 고등학교까지 무상 급식, 그리고 전라남도 일부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무상 급식을 실시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들 지역이 경기도보다 세수가 많은 것도 아닌데, 잘 꾸려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념 문제는 대지 마시죠. 그렇게 말하면 경남 지역 남해와 하동은 뭡니까?) 이번 사태의 중요한 본보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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