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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보다 2009/07/07 23:55

트위터 본인확인제, 방통위의 인터넷 장악이다.

▶ '트위터' 본인확인제 적용여부 검토 - 서울경제, 2009년 7월 7일, 송영규 기자

 

몇 주 전부터 트위터를 하기 시작했다. 몇 년전에 이와 비슷한 서비스였던 미투데이를 때려치웠던 경험이 있어서 이것도 얼마 안가서 때려 치울 것 같은 불안함이 들었었는데 트위터의 위젯 서비스 덕분에 아직까지는 별 부담없이 간단한 소감이나 링크를 남기고 있다. 게다가, 아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어서 당분간은 트위터를 손에서 뗄 날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한국 방송 통신의 퇴화와 정권 장악에 앞장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슬슬 트위터에 본인확인제를 적용한다는 기사가 떴다. 본인확인제는 어떤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사용을 하기 전에 본인 신원을 확인해야하는 제도인데, 까놓고 말해서 흔히 말하는 '인터넷 실명제'이다. 이미 대부분의 대형 포털이나 사이트에서는 주민등록번호 인증이나 휴대폰 인증을 해야지만 글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인터넷 실명제는 하자가 많은 제도이다. 인터넷의 중요한 특성이 익명성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정보가 유출되거나 딴 마음을 먹고 있는 업자 / 정권이 이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제도이다. 이 제도가 시행됨으로써 인터넷 상의 '장악'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다음 아고라나 여러 대형 사이트에 MB를 비판한 댓글을 단 사람들이 소환을 당한 사태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만약,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쉽게 소환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양식 있는 인터넷 사이트들은 이 제도를 거부하고 있다. 일단, 참세상같은 진보 언론사나 관련 사이트는 정면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은 채로 댓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여러 번 방통위로 부터 진정이 들어왔지만 아직도 이들 사이트는 신념을 버리지 않고 있다. 구글은 아예 태클이 들어오자 유튜브의 서비스를 차단시켰다.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하느니 아예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렇게 한 차례 인터넷 실명제 광풍이 지났고, 지금도 물밑에서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방통위의 손길이 트워터로 향하기 시작했다. 국내 사이트에 대한 불신은 해외에서 운영하고, (당연히) 해외에 서버가 있어 방통위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트위터로 대거 한국 이용자가 증가하게 되었고 블로거 시국선언도 트위터에서 불길같이 일어났다. 여기에 불안감을 느낀 것일까. MB를 항상 시중드시는 분답게 '이용자가 많아졌다는 이유' 로 본인 확인제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한다.

 

좀 재미있는 시도인데, 일단 트위터는 한국 지사가 없다. 미국에서 벤처 기업 체제로 운영하는 기업이 무슨 여력으로 한국에 지사를 내갰는가. 그러니 방통위에서 지시를 내려도 정작 따를 주체가 없는 것이다. (설마 미국에 공문서를 전달하는 코미디를 연출할까?) 결국 남은 방법은 방통위가 각 인터넷 DNS사에 트위터 접속 차단 조치를 내리는 것인데 (이미 부족전쟁같은 웹게임들이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고 한국어 서비스를 한다는 이유로 차단을 당했거나, 지금도 당하고 있다. 웹게임이 자유로움을 추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에 맞지 않게 무척 폐쇄적인 체제를 시행하고 있다.) 과연 이용자들이 가만히 있을련지 궁금하다. 인터넷 상의 네트워킹을 추구하는 서비스가 먼 동아시아의 소국에서 실명제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단을 받는것 만큼 해외적 망신도 없을 것이다.

 

하여튼, 방통위를 포함해 MB 정부는 이미 세계적인 망신 대열에 오르고 있다. 자유와 익명성이 소중한 인터넷일진데, 자기네 식으로 입맛을 맞추려고 한다. (중국하고 다를 것이 뭘까?) 하지만 막고 때린다고 사람들이 쓰지 않나. 이란 시위에서 보듯이 이란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도 불구하고 이란인들은 트위터로 현지 소식을 해외에 전달했다. 뚫을 방법은 널려있는데, 단순히 막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역시나, (돌아가는 20년인) 80년대식 사고 방식을 가진 정부답다.